우리은행이 산업통상부와 한국무역보험공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3년 동안 수출 기업 지원에 3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투입하기로 했다. 단순 대출 공급을 넘어 수출 현장에서 필요한 보증과 자금 조달, 비용 절감까지 한꺼번에 묶어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은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본사에서 산업통상부,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함께 ‘수출 기반 생산적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생산적 금융은 자금이 부동산이나 단기 투기보다 기업의 생산, 수출, 투자 같은 실물경제 활동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금융을 뜻한다. 최근 세계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출 기업들의 자금 부담도 높아진 만큼, 은행권과 정책기관이 함께 위험을 나누는 방식이 중요해졌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번 지원 재원 3조원은 수출 패키지 우대 금융에 대한 추가 출연, 수출 공급망 보증을 위한 협력사 발굴, 협력기업 보증서 발급 지원, 비대면 다이렉트 보증 시행 등에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특히 기업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외환 수수료 면제와 금리 우대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수출 기업은 해외 거래 과정에서 환전과 송금, 보증 비용이 반복해서 발생하는데, 이런 부대비용을 낮춰주면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 가운데 최대 3천억원을 소비재 산업에 집중 배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같은 날 무신사, 한국콜마와 ‘K소비재 산업 수출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도 별도로 맺었다. 세 기관이 공동으로 재원을 출연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제공하는 구조다. 소비재 산업은 화장품, 패션, 생활용품처럼 해외 시장에서 한류와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꼽히지만, 생산 협력사와 유통망이 복잡해 공급망 전반에 안정적인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번 협약은 은행이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수준을 넘어, 정부와 보증기관, 민간 기업을 연결해 수출 생태계 전반을 떠받치는 금융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수출 둔화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의 협력 금융이 성과를 내면 다른 업종이나 다른 금융회사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역할을 결합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