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한국은행의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의 3배 수준으로 커졌고,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8일 한국은행 월별 대차대조표를 보면 올해 3월 말까지 누계 당기순이익은 4조2천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천874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로, 기존 1분기 최대였던 2020년 3월의 2조2천165억원도 크게 넘어섰다. 2월 말 기준 순이익도 3조2천498억원으로 작년 동기 6천68억원의 5배를 웃돌았고, 3월 한 달 동안에만 1조원 가까이 더해지면서 1분기 실적이 지난해 상반기 전체 순이익 4조5천850억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의 수지는 일반 기업처럼 제품을 팔아 얻는 이익보다 외화 자산 운용 성과에 더 크게 좌우된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외화 유가증권(달러 등 외화로 표시된 채권과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이 실적의 핵심이다. 올해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넘는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면서 외화증권 매매 손익과 해외 자산 운용 이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도 고환율 지속이 외화증권 관련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과정에서 발생한 외환 매매이익과 통화안정증권 금리 하락도 수익 개선에 힘을 보탰다. 통화안정증권은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증권인데, 이 금리가 내려가면 한국은행이 부담하는 이자 비용도 줄어드는 구조다. 한국은행은 2023년 1월부터 월별 대차대조표 작성 방식에 미수수익과 미지급 비용, 법인세 추정치까지 반영하고 있어 최근 공표 수치는 이전보다 손익을 더 세밀하게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5조3천275억원으로 전년 7조8천189억원의 두 배 가까이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10조7천50억원은 정부 세입으로 넘어갔다. 한국은행은 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쌓고 일부를 임의적립금으로 적립한 뒤 나머지를 정부에 납부한다. 앞으로도 환율과 해외 금리, 외환시장 개입 규모에 따라 한국은행의 손익 변동성은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장부상 수익이 늘 수 있지만 시장 불안이 동반된 결과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