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과거 공시와 자금 조달 과정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재무 상태가 빠르게 나빠지는 국면에서 회사가 투자자에게 위험을 충분히 알렸는지, 또 그 와중에 추가 사채 발행을 추진했는지가 이번 검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8일부터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관계기관 합동검사반에 참여해 제이알글로벌리츠 특별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검사에는 금융투자검사 인력뿐 아니라 공시심사 인력도 함께 투입됐다. 리츠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구조인 만큼, 자산 운용 자체뿐 아니라 사업보고서와 각종 공시가 투자 위험을 정확히 담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금융당국은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과거 공시 자료가 실제 유동성 위험과 재무 악화를 적정하게 반영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당국은 사채 발행 시점의 재무 여건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이알리츠가 경영 상황이 악화하는 과정에서 추가 사채 발행을 시도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금융시장에서 불거진 불완전 공시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발행 주체가 신용 위험의 확대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정보를 투자자에게 충분히 전달했는지가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지난해 공시에는 유동성 경색 조짐이 드러난다. 2025년 말 기준 유동자산은 1천221억원으로 2025년 6월 말 1천356억원보다 줄었지만,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3천226억원에서 3천820억원으로 600억원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42%에서 31.9%로 반년 만에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수익성도 둔화했다. 당기순이익은 162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지만 직전 307억원보다 145억원 감소했다. 김범준 가톨릭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유동비율이 30%대로 떨어진 것은 위험 신호라며, 단기 부채 만기가 몰린 상황에서 현금 부족 위험이 공시를 통해 투자자에게 실질적으로 전달됐는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달 27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직접적인 배경은 해외 핵심 자산인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의 차환 과정에서 담보가치가 떨어진 데 있었다. 현지 대주단은 부동산 가치 하락을 이유로 임대료 수익 전액을 원리금 상환에 먼저 쓰도록 하는 캐시트랩을 발동했고, 그 결과 회사의 현금 흐름이 급격히 막혔다. 국내에서 갚아야 할 공모사채와 사모채 이자 지급 여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후순위 회사채 400억원, 공모사채 600억원 등의 만기까지 닥치자 결국 법정관리를 택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자본시장법상 위법 소지가 확인되면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조치할 방침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해외 부동산 리츠 전반의 공시 투명성과 차입 구조 점검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