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피모건이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회사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합의 가능성이 크고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인건비 상승과 생산 차질이 겹쳐 올해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비율로 줄어들 수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제이피모건의 제이 권 연구원은 2026년 5월 6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파업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니라, 협상 결과에 따라 비용 구조와 생산 일정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권 연구원은 회사가 노조 요구를 수용할 경우 노동 관련 비용이 늘어나면서 2026년 예상 영업이익이 7~12%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파업 장기화로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반도체 부문 매출도 약 1~2%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임금과 성과급 부담이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됐다. 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영업이익의 10~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기본급을 5% 올릴 경우, 기존 추정치보다 21조~39조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또 노조가 예고한 대로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파업이 이어지면 생산 차질에 따른 매출 기회 손실이 4조원 이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웨이퍼 처리량이 더 줄거나 생산라인이 멈추는 상황까지 가면 피해 규모는 이보다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웨이퍼는 반도체를 만드는 원판으로, 이 처리량이 줄면 곧장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
다만 금융시장이 이런 노사 변수에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함께 제시됐다. 권 연구원은 과거 현대차 사례를 보면 노동 파업과 주가 흐름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식시장은 단기적인 생산 차질보다 업황의 방향, 수요 회복, 기업의 장기 수익성 같은 요소를 더 크게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노조도 결국 중기적으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고, 회사 측이 원만한 타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가 불확실성을 줄이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제이피모건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35만원으로 제시했다. 배경에는 메모리 업황 상승 사이클이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깔려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사업이어서, 가격 반등과 수요 회복이 계속되면 노사 갈등에 따른 단기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노사 협상 진행 상황과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가 함께 맞물리며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시장은 파업 자체보다도 실제 합의 수준과 생산 차질의 범위, 그리고 메모리 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더 주의 깊게 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