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은 삼성E&A의 올해 수주 목표가 반도체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큰 폭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고 8일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주요 발주처의 설비투자가 다시 늘고 있고, 그 흐름이 엔지니어링·조달·시공, 즉 EPC 업체의 신규 수주로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E&A의 비화공 부문 연간 수주 계획이 기존 3조원을 넘어 5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비화공 부문은 정유·석유화학 같은 전통 화공 분야 밖의 사업을 뜻하는데, 이번에는 반도체 공장 같은 첨단 산업 설비가 핵심 동력으로 지목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평택 5공장(P5) 투자 규모가 중요 변수로 거론됐다. 조 연구원은 P5가 직전 평택 4공장(P4) 수준이 아니라 평택 3공장(P3)과 P4를 합한 정도의 대형 생산시설로 설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최근 메모리 시장 분위기 변화가 깔려 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반도체 기업은 수익성을 회복하고, 이후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설비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인공지능 서버 투자 확대도 반도체 생산기지 확충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조 연구원은 이런 흐름이 P5 투자 확대와 빠른 공정 진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결국 삼성E&A의 수주 가이던스 상향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이던스는 기업이 시장에 제시하는 연간 실적·수주 목표치를 말한다.
증권가는 EPC 업체가 발주처의 투자 사이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라고 본다. 발주처가 자금 여력을 확보하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분야가 설비투자이고, 공장과 생산기지 건설의 앞단에 서는 기업이 바로 EPC 회사이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삼성E&A가 지금 이런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반도체 설비투자, 즉 캐펙스(CAPEX·자본적 지출) 확대를 자극하고 있고,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은 복구·재건 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 다변화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에너지·인프라 부문에서도 수주 환경이 함께 개선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판단을 반영해 IBK투자증권은 삼성E&A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5천원에서 6만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삼성E&A의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 4만8천350원이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실제 반도체 투자 집행 속도와 중동 지역 프로젝트 발주가 얼마나 현실화하느냐에 따라 삼성E&A의 수주 확대 기대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