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은 낙찰가가 감정가를 다시 웃돌면서 과열 조짐을 이어갔지만, 실제 낙찰로 이어진 비율은 떨어져 선별 매수 흐름이 더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2026년 5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0.8%로 집계됐다. 전월 100.5%보다 0.3%포인트 올라 2개월 연속 100%를 넘겼다. 낙찰가율은 법원 경매에서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가가 어느 수준에서 형성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100%를 넘으면 감정가보다 비싸게 팔린 물건이 많았다는 뜻이다. 서울에서는 일부 재건축 아파트가 기대 개발가치를 반영해 높은 가격에 낙찰됐고,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덜한 외곽의 구축 대단지에도 실수요가 몰리면서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 전반이 일제히 뜨거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40건으로 전월 152건보다 약 8%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고, 낙찰률은 40.0%로 한 달 새 8.7%포인트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7.5명에서 5.9명으로 줄었다. 이는 인기 물건에는 경쟁이 집중되지만, 입지나 가격 매력이 떨어지는 물건은 매수자들이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경매 시장이 전체적으로 달아오르기보다, 재건축 기대감이 있거나 가격 경쟁력이 분명한 단지 중심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 지역도 서울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5월 경기 아파트 낙찰가율은 89.0%로 전월보다 2.7%포인트 올라 2025년 6월 89.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낙찰률도 41.1%로 2.8%포인트 상승했다. 과천, 광명, 분당처럼 서울 접근성이 좋고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신축급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가장 많은 응찰자를 모은 물건은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전용면적 55.8㎡ 아파트로, 38명이 입찰해 감정가 10억8천만원의 140.3%인 15억1천53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대체 주거지이면서도 생활 인프라와 교통 여건이 좋은 지역은 경매 시장에서도 강한 수요를 확인한 셈이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낙찰가율은 87.3%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랐다. 경매 진행 건수는 3천204건으로 전월 대비 약 6% 줄었지만 3개월 연속 3천건대를 유지했다. 반면 낙찰률은 34.3%로 1.4%포인트 낮아져 2023년 6월 32.9% 이후 가장 낮았다. 전국 최고 낙찰가 물건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 근린시설로, 감정가 445억4천111만원의 77.0%인 342억8천999만원에 낙찰됐다. 전체적으로는 거래 성사 비율이 낮아졌지만, 지역별·물건별 차별화는 더 커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금리 수준, 주택시장 회복 기대, 재건축 추진 속도에 따라 핵심 입지와 선호 단지 중심의 강세가 이어지고 비인기 물건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