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을 7월 3일 이전에 내놓기로 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의 차기 경영진 선임 절차에도 제도 변화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차원의 최종 검토안이 이미 보고됐다며,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6명으로 압축하는 7월 3일 전에는 지배구조 개선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단순히 지주 회장 선임 절차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은행장 선임을 포함한 금융권 최고경영자 인선 전반에 적용될 모범규준과 법 개정 방향을 함께 담는 성격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이 서두르는 배경에는 대형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이 원장은 감독정책의 초점을 가계대출 총량 자체보다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과 상환 부담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목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그대로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금리 상승기마다 상대적으로 충격을 크게 받는 계층에 대한 보완장치를 계속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대출 억제보다 금융시스템 안정과 서민 보호를 함께 고려하겠다는 접근으로 읽힌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즉 차주의 연 소득 대비 전체 원리금 상환 부담을 따지는 규제 체계도 이런 맥락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현안으로 떠오른 자본시장 이슈들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 원칙을 앞세운 점검 기조를 분명히 했다. 스페이스엑스 비상장주식 청약 과정에서 이른바 ‘0주 배정’ 논란이 불거진 미래에셋증권 사안과 관련해서는, 해외 주관사의 물량 배정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졌는지와 전문투자자 등록 절차가 적절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오픈에이아이나 엔트로픽처럼 관심이 큰 해외 기업의 기업공개가 현실화할 경우에도 같은 혼선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회사들이 지켜야 할 기준을 공개적으로 공유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제도 차이 때문에 해외 공모 방식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업계 요구가 있지만, 당국은 예외를 넓히는 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고위험 투자상품과 기업 자금조달 관행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이 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과도한 매매회전율이 투자자 실익보다 증권사 수수료 확대만 키우는 구조로 흐를 수 있다며, 급격한 변동성으로 개인 자산이 큰 충격을 받지 않도록 미수거래와 신용거래 등 단계별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고환율 국면에서 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로 빠져나간 자금을 국내로 되돌리려는 취지로 관련 상품 도입을 서둘렀지만, 기대한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커졌다는 점도 인정했다. 중앙그룹 부도 사태와 관련해서는 기업어음과 회사채가 적절하게 발행됐는지 점검에 착수했으며, 필요하면 검사로 전환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되기까지의 경위를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MBK 관련 제재 절차도 7월 초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릴 예정으로, 법률 검토 등으로 늦어졌지만 더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기업의 사내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연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일부 선택지가 있을 수 있지만 금융위원회가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공익 차원에서 일정한 규제가 필요할 수 있다는 개인 견해도 덧붙였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와 관련해서는 감독 효율성과 정책 상식에 부합하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전반적으로 이날 발언은 금융당국이 하반기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고위험 금융상품, 회사채 시장, 대출 규제의 사각지대까지 폭넓게 손질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금융권 경영진 선임 절차의 기준을 강화하고, 투자자 보호 중심의 감독 기조를 한층 선명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