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나이스신용평가의 정기 평가에서 건설업계 최고 수준인 AA-(안정적)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건설 경기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수익성 회복과 탄탄한 재무 여력이 확인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DL이앤씨는 6월 25일 이번 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2019년 이후 8년 연속 같은 등급을 지켰다고 밝혔다. 신용등급은 기업이 빚을 제때 갚을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 지표인데, 등급이 높을수록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특히 건설업은 경기 변동과 부동산 시장 흐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이어서 우량 등급 유지 자체가 회사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평가 배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와 경쟁력,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제시했다. 특정 사업에 실적 의존도가 지나치게 쏠리지 않았고, 주택을 비롯한 주요 사업 부문에서 수주와 운영 역량이 비교적 고르게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주택 부문의 원가율이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회복된 점도 반영됐다. 원가율은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는데, 이 비율이 낮아지면 같은 매출을 올려도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재무 상태도 안정적인 편으로 평가됐다. DL이앤씨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현금 1조2천802억원, 부채비율 87.5%를 기록했다. 순현금은 보유 현금에서 차입금을 제외하고도 현금 여력이 남는 상태를 뜻해 불확실한 시기에 대응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천5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3%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9.1%를 기록했다. 매출에서 실제 영업으로 남긴 이익의 비율이 두 자릿수에 가까워지면서 수익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최근 제기된 사우디아라비아 과세당국의 법인세 부과 통지와 관련해서도 신용평가사는 회사의 사업과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해외 사업에서 발생하는 세금 이슈는 일시적으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회사 전체 재무 구조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공사비 부담, 부동산 시장 조정 등으로 건설사별 신용도 차별화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DL이앤씨의 이번 등급 유지는 앞으로도 자금 조달과 신규 사업 추진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