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대부업권은 대출잔액과 이용자 수가 함께 늘고 연체율은 낮아지면서, 외형과 건전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25년 말 기준 전체 대부업권 대출 규모는 13조1천402억원으로 2025년 6월 말보다 6천849억원, 5.5% 증가했다. 기준금리가 연 2.5%로 낮아지면서 자금 조달 여건이 다소 나아졌고, 그 영향으로 대형 대부업자의 개인신용대출이 948억원 늘었다. 여기에 연체율이 0%인 계열사 거액 대출이 3천68억원 증가한 점도 전체 잔액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신용대출은 5조3천930억원으로 41.0%, 담보대출은 7조7천472억원으로 59.0%를 차지했고, 각각 6.0%, 5.1% 늘었다.
대부업 이용자도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용자 수는 73만1천명으로 상반기보다 1만4천명, 2.0% 늘었다. 이는 제도권 금융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대부업권 내부를 들여다보면 자금이 가장 절실한 저신용층보다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나은 차주 쪽으로 영업 무게가 옮겨가는 조짐도 나타난다. 금리가 낮아지고 조달 환경이 개선되면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위험이 큰 차주보다 고·중신용자나 담보가 있는 대출을 더 적극적으로 취급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리와 건전성 지표는 이런 흐름을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등록 대부업자의 전체 평균 대출금리는 연 13.9%로 2025년 6월 말과 같았다. 다만 이 수치에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법인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이 함께 포함돼 있어, 개인이 실제로 체감하는 신용대출 금리와는 차이가 있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자를 기준으로 보면 1인당 개인신용대출 금리는 연 18.8%로 0.7%포인트 상승했고, 1인당 개인신용대출 잔액도 569만원으로 10만원 늘었다. 반면 대형 대부업자의 연체율은 원리금이 30일 이상 밀린 기준으로 10.2%를 기록해 상반기 12.1%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연체채권 매각이 확대되면서 연체잔액이 1천204억원 줄었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와 계열사 대상 신규대출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줬다.
업체 수는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 대부업자는 7천696개로 상반기보다 507개 감소했고, 특히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영세 개인 대부업자가 523개 줄었다. 시장이 소형 업체 중심에서 자본력과 관리 역량을 갖춘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대부업권의 고·중신용자 대상 영업 확대가 취약계층 신용공급 축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저신용층 신용대출 취급 현황을 계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개정 대부업법에 따른 자기자본 요건 충족 여부도 사전에 점검할 방침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대부업권의 건전성 관리가 강화되는 한편, 서민과 저신용층이 실제로 자금을 구할 수 있는 통로를 어떻게 유지할지가 중요한 정책 과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