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계 해운사 디아나 쉬핑(DSX)이 겐코 쉬핑 앤 트레이딩(GNK) 인수를 위한 공개매수를 연장하고 ‘완전한 자금 조달’을 앞세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당 27.34달러의 혼합 대가와 14억3300만 달러(약 2조 640억 원)에 달하는 확약 금융을 기반으로, 최대 주주로서 이사회 교체까지 겨냥한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는 평가다.
디아나 쉬핑은 자사가 보유하지 않은 겐코 지분 전량을 대상으로 한 공개매수 기한을 2026년 7월 10일(미 동부시간 오후 5시)까지 연장했다고 밝혔다. 6월 26일 기준으로 비보유 유통주식의 28.4%에 해당하는 1058만3484주가 응모된 상태다. 제시 가격은 현금 24.80달러에 디아나 주식 1주(6월 16일 기준 30일 거래량가중평균가로 2.54달러)를 더한 주당 27.34달러다.
회사 측은 이번 제안이 겐코의 ‘무교란 주가’ 대비 53%, 순자산가치(NAV) 대비 6%의 프리미엄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벌크선 자산가치가 15년래 고점 부근이라는 베슬스밸류 데이터도 근거로 제시했다. 자금 측면에서는 14억3300만 달러(약 2조 640억 원)의 은행 대출 약정을 확보해 ‘자금조달 조건 없는’ 거래 구조를 갖췄다고 주장했다. 앞서 밝힌 14억1200만 달러(약 2조 330억 원) 규모의 인수 재원도 유지되고 있다.
다만 겐코 이사회는 세 차례에 걸쳐 제안을 거부했다. 이에 디아나는 “선의의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6월 18일 주주총회에서 자사 추천 이사인 젠스 이스마르(Jens Ismar), 폴 코넬(Paul Cornell) 선임을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동시에 3년 연장안이 포함된 ‘포이즌필’과 167만3000주(약 3.8% 희석) 발행을 허용하는 보상 계획에는 반대 투표를 요청했다. 의결권 자문사 ISS는 두 안건 모두에 반대를 권고했으며, 글래스루이스는 디아나를 ‘진지하고 확고한 인수자’로 평가하면서도 권리계획에는 찬성했다.
디아나는 이사회 선임 결과에 따라 제안 재검토 가능성도 시사했다. ‘골드’ 프록시 카드로 자사 후보에는 찬성하고, 겐코 측 후보에는 기권할 것을 요구하며 표대결을 병행하고 있다. 공개매수는 의결권 행사와 무관하게 진행되지만,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거래 성사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디아나 쉬핑은 영업 환경 개선 신호도 제시했다. 파나막스급 벌크선 ‘이스메네’호를 파랄로스 쉬핑과 일일 1만5750달러(수수료 5% 차감)의 기간용선 계약으로 묶었으며, 2026년 7월 초부터 최소 2027년 5월 15일까지 운용해 약 488만 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해당 선박의 이전 용선료는 일일 1만1000달러 수준이었다. 회사는 총 36척(약 410만 DWT)의 벌크선단과 2028년까지 인도 예정인 메탄올 이중연료 캄사르막스 신조선 2척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규모의 경제’와 선단 효율화를 노린 통합 시도로 해석한다. 다만 이사회 충돌과 방어장치가 맞부딪히는 국면인 만큼, 가격 상향이나 조건 변경 없이는 단기간 내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코멘트 투자은행 한 관계자는 “자금 조달의 확실성은 강점이지만, 지배구조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공개매수의 성공 확률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