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026년 7월 29일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한 뒤,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단기 국채 금리는 오히려 내리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이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자체보다 연준의 향후 기조를 더 주의 깊게 받아들였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3시 34분 기준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5.21%로 전장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도 4.67%로 0.07%포인트 올랐다. 장기 금리가 오른 것은 시장이 앞으로도 물가와 재정 부담, 장기간의 고금리 가능성을 계속 반영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4.24%로 전장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보통 2년물은 연준의 단기 금리 경로 전망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데, 이번에는 당장의 추가 인상 가능성보다는 동결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단기 시장은 즉각적인 금리 인상 압력보다 연준의 관망 기조에 무게를 두었고, 장기 시장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고금리 환경을 가격에 반영한 셈이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미국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다만 베스 해맥, 닐 카슈카리, 로리 로건 등 3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통상 금리 동결 결정에서 복수의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정책위원들 내부에서도 물가 안정 여부를 두고 시각차가 여전히 크다는 신호로 읽힌다. 시장이 이를 매파적 신호(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태도)로 받아들이면서 장기 금리 상승폭이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채 금리는 전 세계 금융시장의 기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번 움직임은 미국 안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장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 기업과 가계의 장기 자금 조달 비용이 함께 오를 수 있고, 주식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발표될 미국 물가와 고용 지표, 그리고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따라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