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를 통해 금리 결정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창구가 최대 4곳으로 정리됐다. 쿡 이사 해임 논란, 제롬 파월 전 의장의 이사 임기, 필립 제퍼슨 부의장 거취,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인선이 핵심 축이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개편 시도가 법원과 상원의 정치적 반발에 막혔지만, 향후 인사 변수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표결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쟁점은 새 인물이 연준에 들어가는지보다 기준금리 표결권을 행사하는 구성이 어떻게 바뀌느냐다.
첫 변수는 리사 쿡(Lisa Cook) 연준 이사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주택담보대출 문서의 기재 오류가 해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쿡 이사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쿡 이사 측은 이를 금리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연준 이사는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하는 자리다. 임기가 길고 독립성이 강하게 설계돼 있어 행정부가 통화정책 방향을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렵다. 다만 공석이 생기면 새 이사 지명을 통해 이사회 내부의 정책 성향이 달라질 수 있다.
두 번째 변수는 제롬 파월(Jerome Powell) 전 연준 의장이다. 파월 전 의장은 케빈 워시(Kevin Warsh) 현 연준 의장이 취임한 뒤에도 이사회에 남아 있다. 연준 이사회 자료상 파월 전 의장의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 31일까지다.
파월 전 의장의 임기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확정적으로 새 인선이 가능한 자리로 꼽힌다. 의장직과 이사직은 별개이기 때문에 의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 임기가 남아 있으면 FOMC 논의에 계속 참여할 수 있다.
세 번째 변수는 필립 제퍼슨(Philip Jefferson) 연준 부의장의 선택이다. 제퍼슨 부의장의 부의장 임기는 4년이며, 이사 임기는 2036년 1월 31일까지다. 부의장 임기 종료 뒤 이사회에 남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새 이사를 지명할 공간은 줄어든다.
제퍼슨 부의장이 이사회에서 물러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경우 새 이사와 부의장 인선을 둘러싼 정치적 협상이 다시 열릴 수 있다. 상원 인준 절차가 필요한 만큼 백악관의 의중만으로 결론이 나는 구조는 아니다.
네 번째 변수는 애틀랜타 연은 총재 인선이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직은 2월 28일 이후 공석으로 남아 있다. 지역 연은 총재는 해당 지역 이사회가 고르지만, 워싱턴의 연준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연준의 12개 지역 연은 총재는 모두 통화정책 회의에 참여한다. 이 가운데 5명만 순환 방식으로 금리 표결권을 갖는다. 지역 연은 총재 한 명의 교체도 특정 시점의 FOMC 표결 구도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FOMC는 연준 이사들과 지역 연은 총재들이 미국 기준금리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체다. 이사회 공석, 의장단 교체, 지역 연은 총재 인선은 각각 별도 절차를 거치지만 모두 최종적으로 금리 표결 구조와 연결된다.
미국 통화정책은 크립토 시장에서도 주요 거시 변수로 해석돼 왔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위험자산이 미국 금리와 달러 유동성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사안은 당장의 금리 조정보다 누가 표를 행사하는지에 관한 구조 변화로 보는 편이 맞다.
앞서 본지는 연준 내부에서 긴축 의견이 일부 남아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지역 연은 이사회와 FOMC 표결의 연결성이 시장 해석의 대상이 됐다. 이번 인사 변수도 같은 맥락에서 표결권과 정책 성향의 조합을 따져봐야 하는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연준 표결 구도를 바꿀 수 있을지는 법원 판단, 상원 인준, 잔여 임기, 지역 연은 인선 절차에 달려 있다. 현재 확인된 변수는 4곳이며, 각 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는 만큼 금리 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단계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