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금융관리국(HKMA)이 글로벌 금융안정의 새 위험 축으로 지경학적 분절, 비은행 금융중개 확대, 생성형 AI를 제시했다. 개별 자산 가격보다 국경을 넘는 충격 전파 경로와 감독 체계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다릴 챈(Darryl Chan) 홍콩금융관리국 부최고경영자는 7월 13일 홍콩에서 열린 홍콩통화금융연구소(HKIMR)·국제결제은행(BIS)·국제통화기금(IMF) 공동 워크숍 개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제결제은행은 7월 31일 챈 부최고경영자의 개회사 원문을 공개했다.
홍콩통화금융연구소는 행사 요약에서 이번 워크숍이 7월 13~14일 이틀 동안 열렸고 중앙은행, 민간 부문, 공공 부문, 학계에서 100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행사의 주제는 '글로벌 상호연결과 금융안정'이었다.
챈 부최고경영자는 금융안정 위험이 기존 은행권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지경학적 분절, 커진 비은행 금융중개, 생성형 AI 같은 기술 충격을 함께 거론하며 시스템 복원력, 선제적 감독, 시장 감시 강화를 강조했다. 국제 공조와 지식 교류도 알려진 위험과 새로 떠오르는 시스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했다.
비은행 금융중개는 은행이 아닌 기관이 신용공급과 자금중개를 맡는 영역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유동성 불일치와 숨은 레버리지가 금융시장 스트레스 때 충격을 키울 수 있다. 은행권 밖 신용공급 확대와 관련해서는 미국 사모대출 시장의 보험사 자금 공시와 이해상충 문제가 조사 대상에 오른 본지 보도도 있었다.
이번 워크숍에서 브루노 앨버커키(Bruno Albuquerque) 국제통화기금 연구자는 비은행 자회사를 통한 대출 행태를 다뤘고, 파브리치오 잠폴리(Fabrizio Zampolli) 국제결제은행 연구자는 금융안정이 재정 여력을 제약하는 구조를 발표했다. 비은행 금융중개와 재정 여력 문제가 같은 금융안정 의제 안에서 논의된 셈이다.
생성형 AI도 별도 의제로 다뤄졌다. 얀 지(Yan Ji)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는 'AI 계획 시대의 금융시장 취약성'을 발표했고, 리비오 스트라카(Livio Stracca) 유럽중앙은행 연구자는 디지털화가 예금 유출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국제통화기금은 7월 23일 블로그에서 AI가 위험 평가, 신용 배분, 스트레스 대응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중앙은행의 감독 역량과 데이터 가시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 독자에게 닿는 대목은 달러 조달시장과 국경 간 자금 흐름이다. 둘째 날 세션에서는 김지현(Jihyun Kim) 한국은행 연구자가 한국 달러 조달시장의 커버드 금리평가차익(CIP) 괴리를 다뤘다. CIP 괴리는 환율과 금리 차이를 반영한 차익거래 조건이 맞지 않는 현상으로, 달러 유동성과 해외 자금조달 비용을 읽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이번 발언은 새 규제 발표가 아니다. 시행 일정이나 구체적 제도 변경도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중앙은행과 국제기구가 금융안정 위험을 은행 건전성, 재정 여력, AI, 비은행권, 지정학 리스크를 함께 보는 구조로 넓히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