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제조업체 10곳 중 4곳 이상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겼거나 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50% 관세와 무역 불확실성, 운영비 부담 등이 생산지 검토 배경으로 거론됐다.
KPMG 캐나다는 제조업체 275곳을 조사한 결과 42%가 생산 일부 또는 전부를 미국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9%는 이미 일부 또는 전부의 생산을 옮겼고, 13%는 이전을 검토하는 기업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관세 회피와 무역 불확실성, 운영비 절감, 공급망 효율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포장재와 주류, 제지 등 업종에서 미국 생산을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사례가 나타났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42%에는 이미 이전을 마친 기업과 향후 이전을 검토하는 기업이 함께 포함돼 모두 확정된 계획은 아니다.
몬트리올의 포장재 제조업체 에어리스 프로텍티브 패키징은 미국 고객 비중이 약 70%인 가운데 미국 내 공장 개설에 나섰다. 미국의 종이·포장용기 관세가 50%에 이른 데 따른 조치로, 캐나다와 유럽, 멕시코 고객을 위한 생산은 퀘벡과 온타리오에 남길 계획이다.
삿포로 브루어리스는 캐나다 슬리먼 브루어리스에서 미국 시장용으로 생산하는 무알코올 맥주를 2027년 상반기까지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슬리먼은 생산 이전이 임박했거나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고, 해당 제품이 캐나다 내 슬리먼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다.
현재 확인된 사례에서는 미국 시장용 물량의 생산 이전 또는 검토가 나타났다. 캐나다 내수용 생산까지 모두 미국으로 옮기는 방식이 아니라 최종 판매지와 관세 부담에 따라 생산지를 나누는 형태다.
퀘벡주 테미스캐밍의 RYAM 제지공장은 미국의 50% 관세를 이유로 임시 가동 중단을 예고했다. 중단 시점은 당초 9월 중순에서 10월 3일로 미뤄졌지만 재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고, 영향받는 인력은 약 400~425명으로 집계됐다.
관세는 수입품 가격에 붙는 세금으로, 수입업체나 최종 구매자가 부담하거나 공급업체와 나눠 부담한다. 생산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에서 판매할 제품을 캐나다에서 만든 뒤 관세를 내는 구조보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움직임은 생산비만으로 공장 위치를 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보여준다. 관세와 통관 책임, 최종 판매지, 공급망 운영비를 함께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생산 이전 검토가 빨라질 수 있다.
고용 지표는 업종별로 엇갈렸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전체 고용은 4만2000명 감소했고 실업률은 6.4%로 유지됐다. 제조업 고용은 같은 달 2만2000명 늘어 전체 고용 감소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 고용 증가가 생산기지 이전 우려와 즉시 충돌하는 것은 아니다. 월별 고용 지표는 업종과 기업별 변화를 모두 반영하지 않으며, 미국 고객용 생산 이전과 캐나다 내수·수출용 생산 유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 조치에 대응 관세를 적용했지만, 기업별 부담은 제품과 판매시장에 따라 달라진다. 캐나다의 50% 관세 발효 시점과 대응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세 적용 범위와 양국 협상 결과가 추가 생산 이전의 변수로 남아 있다.
현재 확인된 사례에서도 미국 생산은 일부 기업에서 추진 또는 검토 단계이고, 모든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슬리먼은 삿포로 무알코올 맥주의 생산 이전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RYAM은 공장 재개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