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파키스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미국·이란 무력 충돌 여파로 수년 만의 저점까지 떨어졌지만, 중동 공급 차질이 완화되고 가격이 안정되면 회복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로이터는 9월 15일 보도에서 중동 공급 경색이 끝나고 신규 물량이 유입되면 세 나라의 LNG 수요가 반등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LNG 가격 급등으로 발전·산업 현장에서 석탄과 석유로 연료를 바꾸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가격이 낮아지면 다시 가스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 차질의 중심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있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가 해협을 통한 LNG 수출 대부분을 중단하면서 아시아 현물 가격은 충돌 전 MMBtu당 약 10달러(약 1만3470원)에서 최근 약 30달러(약 4만410원)까지 올랐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LNG 물량은 세계 공급량의 약 5분의 1에 달했다. 앞서 본지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가 원유시장과 예측시장 거래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셸은 올해 중동에서 약 3600만t의 LNG 공급이 사라졌다고 추산했다. 제한된 대체 물량을 두고 아시아와 유럽이 경쟁하면서 가격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인도에서는 가격 상승이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디팍 굽타(Deepak Gupta) GAIL 회장은 “가격 급등이 인도 수요에 분명히 영향을 주고 있다”며 “가스가 경제성을 잃으면 다른 연료로 전환하는 산업이 있다”고 말했다.
굽타 회장의 발언은 산업 현장에서 LNG가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 석탄이나 석유가 대체 연료로 선택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급 차질이 완화되더라도 가격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으면 수요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GAIL과 페트로차이나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산 물량을 대신할 LNG 화물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팀을 가동했다. 악샤이 쿠마르 싱(Akshay Kumar Singh) 페트로넷 LNG 최고경영자는 “가격 안정성이 필요하다”며 “수요는 분명히 있지만 가격에 민감한 수요”라고 말했다.
파키스탄도 추가 물량과 가격을 수요 회복의 조건으로 보고 있다. 마수드 나비(Masood Nabi) Pakistan LNG 최고경영자는 추가 물량이 시장에 들어오고 가격이 맞으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서는 태양광 보급이 전력난 대응에 기여했지만, 가정과 비전력 부문에는 여전히 가스 수요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전력용 LNG와 산업·가정용 수요가 서로 다른 가격 조건에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도의 수요 감소가 장기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굽타 회장은 인도가 초기에는 가스 소비를 제한했지만 대체 LNG를 확보하면서 공급을 거의 90~95%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말했다.
페트로차이나와 엑손모빌 관계자들은 가격이 하락하면 소비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수요 위축이 소비 기반 자체의 소멸보다 높은 가격에 따른 일시적 연료 전환과 관련될 수 있다는 의미다.
뤄이저우(Luo Yizhou) 페트로차이나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는 LNG 가격이 MMBtu당 7~9달러(약 9429~1만2123원)의 정상 범위로 돌아오면 전력 수요 증가를 배경으로 가스화력발전용 LNG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GAIL은 향후 4~5년 동안 약 1억5000만~2억t의 LNG가 새로 공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규 액화·수출 물량이 실제로 시장에 유입되는 속도는 중동 공급 차질을 보완할 수 있는 핵심 조건이다.
본지는 앞서 중동 공급 감소분을 둘러싼 호주산 LNG의 보완 가능성과 공급 회복 속도를 짚었다. 다만 비걸프 지역의 증산만으로 기존 공급 차질을 모두 메우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국제유가의 연말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은 예측시장에 제한적으로 반영됐다. Polymarket 시장 페이지는 9월 15일 검색 시점에 원유가 12월 31일까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을 16%로 표시했다.
이 수치는 예측시장 참여자의 확률일 뿐 공식 유가 전망은 아니다. 향후 LNG 수요 회복 여부는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정상화, 중동산 공급 재개, 신규 액화·수출 물량의 실제 유입 속도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