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국 디젤 평균 가격이 갤런당 6.20달러까지 오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따른 러시아 정제유 공급 감소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중동 공급 차질이 겹치며 글로벌 디젤 시장의 압박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아일랜드 골프장에서 기자들에게 “젤렌스키는 러시아의 디젤 연료를 파괴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며 “다른 목표를 공격하되 디젤 연료는 건드리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전 세계 디젤 공급 부족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러시아 정유시설과 디젤 생산·유통 인프라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러시아산 정제유 수출을 줄여 국제 디젤 공급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발언 직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니즈네캄스크의 타네코(TANECO) 정유시설을 공격했다. 현지에서는 이 공격으로 2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석유산업이 전쟁 자금을 제공하는 동시에 군사작전에 필요한 연료를 공급한다고 주장한다.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해 정제능력을 낮추면 모스크바의 재정과 군수 체계를 압박할 수 있다는 논리다.
우크라이나군은 2026년 들어 러시아 정유시설을 194차례 이상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 정제능력의 42.7%가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수치는 우크라이나 측 집계로, 러시아의 독립적인 검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러시아 내 연료 공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는 국내 공급을 우선하기 위해 디젤 수출 제한을 연장했고,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주유소의 연료 부족과 대기 행렬이 나타났다.
러시아의 디젤 수출량은 2025년 하루 평균 86만배럴에서 2026년 8월 하루 59만1000배럴로 줄었다. 러시아 정부가 수출을 제한하면서 내수 공급을 우선한 결과다.
하지만 글로벌 디젤 가격 상승을 우크라이나의 공격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1일 발표한 9월 석유시장보고서에서 8월 걸프 국가의 디젤·가스오일 순수출량이 미국·이란 전쟁 전인 2월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IEA는 걸프 국가와 러시아의 디젤·가스오일 순수출량이 2월보다 하루 160만배럴 줄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두 지역의 수출량은 전 세계 해상 거래의 약 45%를 차지했다.
IEA는 걸프 지역의 정제유 수출 감소에 러시아 정유체계의 차질과 우크라이나 공격 이후 러시아 정제유 수출 급감이 겹쳤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중동의 공급 차질도 글로벌 시장의 공급 공백을 키운 요인으로 제시됐다.
미국 전국 디젤 평균 가격은 13일 갤런당 6.20달러까지 올랐으며, 올해 2월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누적 상승률은 65%에 달했다. AP통신은 11일 미국 평균 가격을 갤런당 6.06달러로 집계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전보다 60% 이상 높아졌다고 전했다.
디젤은 원유를 정제해 생산되는 대표적인 석유제품으로 운송·물류·농업 장비 등에 사용된다. 따라서 원유 생산·수출 차질뿐 아니라 정유시설 가동 중단과 수출 제한도 가격과 공급에 직접 영향을 준다.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국제 정제유 수급 압박은 앞서 미국 디젤 가격 상승과 러시아 정유시설 차질이 겹친 흐름을 다뤘다. 정제유 시장에서는 원유 물량뿐 아니라 정유시설 처리 능력과 제품 재고, 수출 제한을 함께 봐야 한다.
국제 디젤 시장은 러시아와 중동의 공급 차질이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중단 요구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과 국제 디젤 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후속 상황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