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팬서 게임 개발 중단과 함께 전담 스튜디오까지 문을 닫으며,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사업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EA는 마블과의 협업으로 제작 중이었던 블랙 팬서 게임을 공식 취소했으며, 해당 프로젝트를 맡았던 클리프행어 게임스(Cliffhanger Games) 역시 문을 닫았다. 이는 지난해 게임 성과 부진 이후 EA 경영진이 내린 고강도 조치 중 하나다.
클리프행어 게임스는 2023년 설립된 EA 산하 개발사로, 블랙 팬서 단독 게임을 맡으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해당 프로젝트는 기대작 아이언맨 게임과 함께 EA와 마블 간 멀티 타이틀 계약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EA 측은 최근 보도자료에서 해당 스튜디오와 타이틀 개발 종료 사실을 인정했고,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EA의 수석 운영 책임자인 로라 미엘(Laura Miele)은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모를 통해 “보다 전략적 자원 배분을 위해 중대한 성장 기회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클리프행어 게임스의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EA는 이번 구조조정이 일부 모바일 및 본사 조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감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불과 지난 4월에도 EA는 타이탄폴 신작 프로젝트를 취소하면서 수백 명을 정리한 바 있다. 미엘은 “직원들이 빠르게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EA 내부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EA는 최근 AAA급 신작들의 연이은 실패와 시장 분위기 악화를 겪으며 신규 IP에 대한 투자를 보수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EA는 앞으로 배틀필드, 더 심즈, 스케이트, 에이펙스 레전드 같은 핵심 프랜차이즈와 아이언맨, 스타워즈 제다이 후속작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바이오웨어의 매스 이펙트 시리즈와 EA 스포츠 레이블에 속한 프로젝트들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클리프행어 게임스의 해체는 EA의 개발 철학과 자원 배분 전략이 바뀌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해당 스튜디오는 ‘미들어스: 모르도르의 그림자’와 ‘워의 그림자’ 제작을 총괄한 케빈 스티븐스가 이끌며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시장의 냉정한 선택 앞에서 문을 닫게 됐다. EA 내부 불확실성과 보수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