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이 올해 1분기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가상화폐를 기업 자산으로 적극 편입한 전략의 부담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의 올해 1분기 순손실은 4억590만달러(약 5천948억원)로 집계됐다. 조정 상각 전 영업손실(이비티디에이·EBITDA)도 3억8천780만달러로,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 회사는 2021년 당시 트위터(현재 엑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한 뒤 설립된 사회관계망서비스 사업자다.
이번 실적 악화의 핵심 배경으로는 비트코인 투자 손실이 거론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이 강세를 보이던 시기에 35억달러어치를 사들이며 이른바 '비트코인 재무부' 구상을 내세웠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비트코인을 1개당 평균 10만8천519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해 초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했고, 회사는 지난 2월 비트코인 가격이 7만달러 아래로 내려간 시점에 2천개를 매도했다. 고점 부근에서 사들인 자산을 가격이 크게 떨어진 뒤 정리한 셈이어서, 손실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회사 측은 손실의 상당 부분이 디지털 자산과 주식 증권의 미실현 손실, 미지급 이자, 주식 보상 등 비현금성 손실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금이 곧바로 빠져나간 항목만이 아니라 평가손과 회계상 비용이 실적에 반영됐다는 뜻이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유 자산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어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경영 불확실성도 겹쳤다. 데빈 누네스 최고경영자(CEO)는 4월 22일 사임했고, 주가도 장기간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초 주당 97.54달러였던 주가는 현재 8.93달러 수준으로 낮아져 4년 만에 10분의 1 수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가상화폐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은 앞으로도 이 회사의 사업 전략이 본업인 사회관계망서비스보다 디지털 자산 투자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될지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가상화폐 가격 변동성이 기업 실적과 주가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