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장의 확장은 여전히 세계 벤처 자본의 중심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 주간 미국에서 이뤄진 대형 투자 건 가운데 최대 규모는 전 오픈AI(OpenAI) 최고기술책임자 미라 무라티(Mira Murati)가 창업한 AI 스타트업 ‘씽킹머신스랩(Thinking Machines Lab)’의 시드 라운드였다. 이 회사는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주도로 무려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를 유치했다. 역대 미국 시드 투자 중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로 평가됐다.
이외에도 헬스케어와 법률을 중심으로 AI 기술을 접목한 스타트업들이 투자 러시를 이끌었다. 의료용 음성 인식 툴을 개발한 어브리지(Abridge)는 안드리센 호로위츠와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가 참여한 E시리즈에서 3억 달러(약 4,320억 원)를 조달했다. 법률기술 스타트업 하비(Harvey) 역시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와 코아추(Coatue)가 주도한 같은 금액의 투자 유치로 주목받았다. 두 회사 모두 각각 53억 달러(약 7조 6,300억 원) 및 50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정치·스포츠·엔터 분야 등 이벤트 결과에 베팅할 수 있는 예측마켓 플랫폼 칼쉬(Kalshi)도 시리즈 C 라운드에서 1억 8,500만 달러(약 2,660억 원)를 확보하며 주목받았다. 이를 통해 뉴욕 기반 칼쉬의 기업가치는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에 도달했다.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디지털에셋(Digital Asset)이 1억 3,500만 달러(약 1,940억 원)를 조달하며 눈길을 끌었다. 자율고객지원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데카곤(Decagon)은 1억 3,100만 달러(약 1,880억 원)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를 인정받았다.
그 밖에도 파킨슨병 치료제로 임상 2상에 착수한 바이오텍 기업 뉴런23(Neuron23)이 9,650만 달러(약 1,390억 원), 저궤도 위성을 통한 내비게이션 기업 조나스페이스시스템즈(Xona Space Systems)가 미 공군 우주사령부 산하 펀드를 포함한 투자에서 총 9,200만 달러(약 1,320억 원)를 유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 보안 섹터에서는 해킹 플랫폼 해커원(HackerOne) 우수 해커로 평가받는 시애틀 기반 AI 침투 대응 스타트업 엑스보(Xbow)가 7,500만 달러(약 1,080억 원)를 확보했다. 보험 스타트업 레지브룩(Ledgebrook)도 6,500만 달러(약 940억 원)를 유치하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주 미국 주요 자금유치 톱10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에 관계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시장 중심축이 AI로 쏠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씽킹머신스랩의 사례처럼 창업 초기라도 기술력과 창업자의 경력이 뒷받침된다면 수천억 원 단위의 투자가 가능한 시대가 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