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벤처 시장에서는 대형 자금조달이 연이어 터졌다.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바이오, 핀테크 등 핵심 기술 분야를 향한 투자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특히 데이터브릭스와 파이퀀텀은 각각 1조 원을 넘는 초대형 자금을 확보하며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 데이터브릭스는 안드리센 호로위츠, 인사이트 파트너스, MGX, 스라이브 캐피털 및 WCM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공동 주도로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의 시리즈 K 투자를 유치했다. 이미 연 40억 달러 매출 레벨에 다다랐으며, 연평균 성장률도 50%를 웃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는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동일 금액을 유치한 파이퀀텀도 눈에 띈다.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위치한 이 스타트업은 ‘실용적이며 오류를 감내할 수 있는 최초의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블랙록, 테마섹, 베일리 기퍼드 등 글로벌 대형 투자사들로부터 시리즈 E 투자금을 확보했다. 기업가치는 70억 달러로 평가됐다.
AI 코딩 스타트업 코그니션 역시 4억 달러(약 5,800억 원)를 끌어모았다. 파운더스 펀드 주도의 이번 투자에서 코그니션은 2년 만에 102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AI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밖에 만성 신장질환 전문 케어 플랫폼 스트라이브 헬스는 3억 달러의 시리즈 D 자금 외에도 2억 5,000만 달러의 부채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혁신 신약 개발사 오디세이 테라퓨틱스는 2억 1,300만 달러(약 3,060억 원)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했다. 올 초 IPO를 신청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철회한 바 있어 이번 자금 조달이 향후 재도전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생성형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는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조달해 기업가치를 20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이 기업은 현재까지 누적 15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모듈형 전력 플랜트를 공급하는 토러스와 위성 하드웨어 스타트업 에이펙스도 각각 2억 달러 규모 투자를 받고 제조 인프라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트업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자금 유입이 활발히 일어났다. 텍사스 오스틴의 하버 헬스는 1억 3,000만 달러를 수혈받으며 누적 투자금 2억 5,5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애틀랜타 기반의 핀테크 기업 스피드체인은 1억 1,100만 달러를 확보해 건설·프로젝트 지출 분야에서의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이번 집계는 9월 6일부터 12일까지 공개된 데이터 기준이며, 이후 공개된 일부 투자 건은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 다만 공유된 리스트만 보더라도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AI, 바이오, 클린에너지 등 고성장 기술영역에 자금 집중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2025년 하반기 글로벌 벤처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