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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S&P 비웃은 테더 CEO, ‘낡은 금융’에 던진 돌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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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를 향한 S&P의 경고는, 낡은 관행에 갇혀 디지털 금융이라는 거대한 혁신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기득권의 초라한 몽니일 뿐이다.

 거대한 '테더 히어로' 앞, 벌거벗은 S&P의 초라한 'WEAK' 딱지 / 토큰포스트 일러스트

거대한 '테더 히어로' 앞, 벌거벗은 S&P의 초라한 'WEAK' 딱지 / 토큰포스트 일러스트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S&P 글로벌이 최근 전 세계 1위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안정성을 5단계 중 5단계인 ‘취약(Weak)’으로 평가했다. 사실상 투기 등급이다. 통상적인 금융 회사라면 즉각 해명 자료를 내고 주주 달래기에 나섰겠지만, 테더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CEO는 “우리는 당신들의 혐오를 자랑스럽게 입는다(We wear your loathing with pride)”며 S&P를 향해 직설적인 조소를 날렸다.

이 전례 없는 설전(舌戰)은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니다. 기존 질서를 수호하려는 ‘올드 머니’와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려는 ‘뉴 머니’ 사이의 거대한 충돌이다. S&P는 테더가 비트코인 같은 변동성 높은 자산을 준비금으로 보유한 점을 문제 삼았다. 전통적인 은행업의 잣대로 보면 이는 위험천만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금융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신을 낡은 돋보기로만 들여다보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테더는 이미 ‘괴물’이 되었다. 시가총액은 240조 원을 넘어섰고, 미국 단기 국채 보유량은 세계 20위권 국가와 맞먹는다. 직원 1인당 1억 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내는 이 회사는, 수천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도 저조한 수익률에 허덕이는 전통 은행들을 비웃듯 압도적인 효율성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나 튀르키예 등 신흥국 국민들에게 테더는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니라, 자국 화폐보다 신뢰할 수 있는 ‘생존의 도구’로 자리 잡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실한 파생상품에 최고 등급인 ‘AAA’를 남발하며 위기를 방조했던 것이 바로 신용평가사들이었다. 그들이 만든 복잡한 리스크 평가 모델은 월가의 탐욕을 가리는 포장지에 불과했다. 그런 S&P가 실질적인 지급 능력을 갖추고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테더를 향해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르도이노 CEO가 “전통 금융 시스템이 고장 났다”고 일갈한 배경에는 이러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물론 테더가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다. 불투명한 회계와 규제 회피 논란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금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스마트폰 하나로 달러 가치를 보유하고 전송할 수 있는 세상이다. 기득권 금융이 자신들의 울타리 안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혁신 기업을 ‘이단아’ 취급한다면, 도태되는 것은 테더가 아니라 오히려 전통 금융 시스템일지도 모른다.

테더의 도발은 단순한 오만이 아니다. 낡은 규제와 관행에 얽매여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금융 기득권을 향한 ‘메기’의 경고다. 우리 금융 당국과 시장 참여자들도 이번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된다.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의 잣대만 고집하는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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