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정직한 지표는 '가격(Price)'이다. 비트코인이 1억 원이 넘는다는 것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시장 참여자가 합의한 가치의 총합이다. 가격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자산 가격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정보(News)'에는 가격이 없다. 우리는 워런 버핏의 심층 분석 기사와, 텔레그램 방에서 익명으로 유포되는 '찌라시'를 똑같이 '무료'로 소비한다.
이것은 명백한 '시장 실패(Market Failure)'다.
특히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등장은 이 시장 실패를 재앙 수준으로 가속화했다. 과거에는 가짜 뉴스를 만드는 데 최소한의 인간 노동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 AI는 비용 '0'으로 수천 개의 그럴싸한 거짓 정보를 1초 만에 쏟아낸다. 반면, 그것이 진실인지 검증하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다.
경제학에서는 비용이 들지 않는 주장을 '칩 토크(Cheap Talk)'라고 부른다. 책임질 필요가 없기에 소음은 신호를 압도한다. 지금의 미디어 생태계는 '값싼 말'들의 홍수 속에 진짜 정보가 익사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 미디어는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좋은 기사를 썼으니 읽어달라"고 호소하는 시대는 지났다. 정보에도 자산과 똑같이 '가격 발견(Price Discovery)'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퍼블리시(PUBLISH)는 블록체인을 통해 독자에게 보상을 주는 'Read-to-Earn' 모델을 도입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다. 독자를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계 또한 명확했다. 심한 토큰 가격 변동성은 보상의 안정성을 흔들었고, 길어진 크립토 윈터(시장 침체)는 우리가 꿈꾸던 생태계의 확장을 지연시켰다.
우리는 이 시련 속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단순한 '보상'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2026년을 맞아 'PUBLISH 3.0'라는 새로운 챕터를 연다. 우리의 새로운 화두는 "Price the News (뉴스에 가격을 매겨라)"이다.
우리는 최근 미국 대선 등에서 기존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한 예측력을 보여준 폴리마켓(Polymarket)과 같은 예측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대중의 집단지성이 자신의 자본(Skin in the game)을 걸고 판단할 때, 그 어떤 전문가보다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가 준비 중인 '뉴스 가치 평가 시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AI가 1차적으로 뉴스를 분석하고, 검증된 참여자들이 그 정보의 '진위'와 '시장 영향력'에 대해 투표가 아닌 '거래'를 하는 곳. 그 과정에서 가짜 뉴스는 도태되고, 진짜 정보(Alpha)는 높은 가격표를 달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미디어 플랫폼의 업데이트가 아니다.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 행위"가 노동으로 인정받고, "검증된 진실"이 자산으로서 제값을 받는 새로운 Web3 지식 생태계(Intelligence Ecosystem)로의 진화다.
정보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이제 나침반이 아니라 계산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독자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진실의 가치를 결정하는 '검증자(Validator)'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비트코인이 '신뢰'를 기술로 구현했다면, 이제 우리는 '지성(Intelligence)'을 시장으로 검증할 것이다. 그것이 AI 시대, 미디어가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권성민 퍼블리시 대표, 토큰포스트 창업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