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공동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제시한 ‘AI 보조 형식 검증’이 블록체인 보안 체계의 구조를 바꿀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멕시벤처스(MEXC Venture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가 코드의 수학적 증명 과정을 자동화할 경우, 지금까지 비용과 시간, 전문 인력 부족 탓에 제한적으로만 활용되던 형식 검증이 보다 넓은 범위로 확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더리움(ETH) 프로토콜, 영지식 증명(ZK) 시스템, 합의 알고리즘, 암호화 기술 등 핵심 인프라 전반에서 보안 검증의 패러다임이 ‘사후 감사’에서 ‘실시간 자동 검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테린은 AI 보조 형식 검증을 ‘소프트웨어 개발의 최종 형태’로 규정했다. 이는 코드가 실제 배포된 뒤 취약점이 드러나면 외부 감사와 패치로 대응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단계부터 논리적 결함을 수학적으로 제거하는 접근을 뜻한다. 디파이 생태계에서 발생한 대형 해킹 상당수가 단 한 줄의 코드 오류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문제의식은 단순한 기술 논평이 아니라 블록체인 산업 전반의 보안 철학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형식 검증은 코드가 설계 의도대로 작동하는지를 수학적으로 입증하는 방법론이다. 일반적인 오딧이 보안 전문가의 경험과 점검 절차에 의존한다면, 형식 검증은 특정 오류가 존재할 수 없음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미 이더리움의 비콘체인 예치 컨트랙트 등 일부 핵심 인프라에는 적용된 사례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높은 비용과 긴 검증 기간, 박사급 전문 인력 수요 때문에 대부분의 개발팀이 현실적으로 채택하기 어려운 기술로 분류된다.
이 지점에서 AI 보조 형식 검증의 의미가 커진다. 멕시벤처스(MEXC Ventures) 리서치는 AI가 형식 증명의 생성과 검토 과정 일부를 자동화하면, 그동안 전문가 집단이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수행하던 작업의 효율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봤다. 비용 절감은 물론 검증 속도가 빨라지고 접근성이 높아지면, 중소 규모 개발팀도 프로토콜 업그레이드나 스마트컨트랙트 배포 때 형식 검증을 상시 적용하는 환경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감사 산업의 작동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지금까지는 프로젝트가 외부 감사 업체에 코드를 맡기고, 배포 이후 사고가 발생하면 긴급 패치를 적용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AI 보조 형식 검증이 정착하면 보안 검사는 특정 시점에 이뤄지는 단발성 서비스가 아니라 개발 전 과정에 내장된 상시 검증 체계로 전환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오딧의 중심축이 수작업 분석에서 자동화 검증 도구와 증명 시스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부테린이 특히 주목한 분야는 네 가지다. 첫째는 이더리움(ETH) 프로토콜 자체다. 실행 계층과 롤업 인프라처럼 복잡도가 높은 구조는 작은 오류 하나가 전체 네트워크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형식 검증의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둘째는 영지식 증명 시스템이다. ZK 분야는 본질적으로 수학적 증명 구조에 의존하기 때문에 AI 보조 형식 검증과의 결합이 가장 자연스러운 영역으로 평가된다. 셋째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네트워크 참여자 간 상태 일치를 보장하는 합의 메커니즘은 블록체인의 근간인 만큼, 논리적 안정성 확보가 필수다. 넷째는 암호화 기술이다. 보안의 기초가 되는 암호 체계에 수학적 검증을 강화하면 프로토콜 전반의 신뢰 수준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이더리움 생태계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다. 세계 최대 수준의 개발자 커뮤니티를 보유한 이더리움(ETH)은 계정 추상화 같은 고난도 기능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I 보조 형식 검증이 실용화되면, 기능 혁신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안전성을 높이는 균형점 확보가 가능해질 수 있다. 동시에 AI 검증 시스템이 특정 중앙화 주체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검증 결과를 분산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별도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제기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탈중앙화된 증명 레이어와 분산 연산 네트워크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형식 검증이 곧 완전한 보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두 가지 한계를 분명히 짚었다. 먼저 검증 기준 자체가 잘못 설정되면, 수학적으로는 완벽해 보여도 실제 의도와 어긋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다시 말해 ‘무엇을 증명할 것인가’가 틀리면 증명 과정이 아무리 정교해도 잘못된 코드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AI 특유의 환각 현상과 데이터 공백 문제도 남아 있다. AI가 존재하지 않는 관계를 추론하거나 특정 유형의 오류를 놓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개발자가 도구를 과신하는 순간 새로운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부테린의 발언이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구현 로드맵을 제시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업계가 당장 AI 보조 형식 검증 체계로 일제히 이동하는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해킹 피해와 스마트컨트랙트 복잡성 증가를 고려하면, 보안 비용을 낮추면서 검증 범위를 넓힐 해법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멕시벤처스(MEXC Ventures)는 이번 논의가 AI를 단순한 분석 도구가 아니라 블록체인 핵심 보안 인프라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AI 보조 형식 검증’의 성패는 자동화 기술의 정밀도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검증 기준 설계와 탈중앙화 인프라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