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란의 압박 수단이 보험, 군사 호위, 우회 수송로 확대로 일부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통항량과 선박 보험료는 아직 평시 수준과 거리가 멀어 정상화로 보기는 어렵다.
타무즈 이타이(Tamuz Itai)는 26일 한국시간 더에포크타임스(The Epoch Times) 의견 칼럼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쓰는 전략은 시간이 지날수록 효용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해협 봉쇄 위협이 실제로 사용될수록 상대 진영이 대체 경로와 군사 호위, 보험 장치를 제도화한다는 논리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원유와 석유제품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이었다. 이는 세계 해상 석유무역의 약 25%에 해당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핵심 해상 통로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도 대부분 이 해협을 지난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수입국에는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가 곧바로 닿는 병목이다.
미국은 보험과 군사 작전으로 대응했다.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3월 11일 처브(Chubb)를 주관사로 한 200억 달러(약 27조6,600억원) 규모 해상 재보험 계획을 발표했고, 4월 3일에는 6개 보험사를 추가해 총 400억 달러(약 55조3,200억원)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떠안은 위험을 다른 보험·재보험 주체가 다시 나눠 갖는 장치다. 전쟁·나포·기뢰 같은 위험이 커질수록 상업 보험만으로는 선박 운항을 뒷받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보증이나 정책금융이 결합되는 경우가 많다.
군사 대응도 이어졌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4월 11일 호르무즈 해협 지뢰 제거 작전을 시작했고, 7월 11일에는 이란의 해안 레이더와 감시·해상 능력 등 300여 표적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해협을 평시 상태로 되돌렸다는 뜻은 아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8월 26일 기준 중동 해역 불안정 상황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해협 주변 선박·선원 대피 체계는 일시 중단된 상태이며, 8월에도 사망·실종·부상 사고가 포함된 주요 사건 목록이 갱신됐다.
로이터는 8월 1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추적된 선박 수가 8척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30~140척이 지났던 것과 차이가 크다. 본지도 앞서 호르무즈 통항이 급감하고 일부 사우디 선적이 재개된 흐름을 전했다.
협상도 끝나지 않았다. 이란과 오만은 해협 운영 방식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는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오만과의 호르무즈 해협 합의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만 외무장관은 임시 통로와 안전 항행을 위한 실무 조치 발표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해협이 완전히 닫힌 상태라기보다 통항 조건과 안전 보장을 둘러싼 정치·군사 협상이 계속되는 국면으로 읽힌다.
유가는 협상 소식에 반응했다. 로이터는 26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86.35달러(약 11만9,400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0.39달러(약 11만1,200원)로 움직였다고 전했다. 원문이 제시한 85~95달러대 흐름과 일부 겹치지만, 통항량과 보험료가 정상화됐다고 단정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보험료 부담도 남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페르시아만 선박 보험비가 평시 약 0.25%에서 3~6%로 뛰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국가 지원 전쟁보험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업 선박이 물리적으로 해협을 지날 수 있더라도 비용과 위험이 여전히 크다는 뜻이다. 선주와 화주는 운항 가능 여부뿐 아니라 보험료, 호위 비용, 대기 시간, 우회 항로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한다.
호르무즈 문제의 핵심은 해협이 열렸는지보다 어떤 의미에서 열렸는지에 가깝다. 군사 호위 아래 일부 선박이 지나는 상태와 평시처럼 보험·운항·물류가 작동하는 상태는 다르다.
이란의 지렛대가 약해졌다는 해석은 가능하지만,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은 통항량과 보험료가 함께 안정돼야 판단할 수 있다. 이란과 오만의 임시 항로 협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IMO는 중동 해역 관련 공지를 계속 갱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