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넷째 주 미국 증시는 대형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 주택시장 지표 발표 등 굵직한 일정들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금리 인하 필요성을 거듭 압박한 가운데, 주요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시장 방향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홈디포(HD), 로우스(LOW), 타깃(TGT), TJX(TJX), 로스 스토어스(ROST), 랄프로렌(RL) 등이 있다. 이들 소매 체인은 최근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 둔화 우려 속에서 시장의 심리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홈디포는 최근 분기 실적에서 일단 추정치를 상회했지만, 연간 가이던스를 시장 기대치보다 낮게 제시했다. 로우스 역시 상황은 유사하며, 타깃은 관세 불확실성을 이유로 실적 가이던스를 낮춘 상태다.
한편 하드웨어 및 사이버보안 업종에서는 팔로알토 네트웍스(PANW), 스노우플레이크(SNOW), 키사이트 테크놀로지(KEYS), 인튜이트(INTU) 등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팔로알토는 전 분기 인공지능 활용 증가로 호실적을 기록한 바 있어, 이번에도 AI 수요가 거래 실적에 미친 영향을 검증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의료기기 업체 메드트로닉(MDT), 전기자동차 기업 샤오펑(XPEV),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TCOM), 항공사 라이언에어(RYAAY) 등도 잇따라 실적을 발표하며, 업종별 산업 체감도를 가늠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주에는 주택시장 지표도 시장의 중요한 관심사다. 미국 내 신규 및 기존 주택 판매 자료가 순차적으로 공개되며, 고금리 여파 속 부동산 시장의 실질 체력을 드러내게 된다. 특히 금리 인상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주택 매입 수요가 위축되고 재고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부동산 관련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예정이다.
경제 지표 발표와 함께 연준 인사들의 공식 발언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를 비롯해, 미셸 보우먼 이사 등 다수 연준 관계자들이 이번 주 경제 콘퍼런스 및 세미나에서 순차적으로 연설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가 공개적으로 다시 부각된 시점에서, 이들 인사의 입장은 연초 이후 눈치 보기에 나선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목요일에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S&P 글로벌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 지수 등 주요 지표가 발표된다. 이 데이터들은 노동시장 현황과 산업 전반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며, 연준의 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자료로 꼽힌다.
이번 주 일정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개별 업종과 기업이 발표하는 ‘실제 수치’를 통해 투자 방향을 재정립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소비 심리, AI 확산, 주거 시장, 금리 정책 등 주요 변수 간 상호 작용이 당분간 미국 증시의 향후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