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업체 노보 노디스크(NVO)가 미국 시장에서 모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다. 파브스 에셋 매니지먼트(Parvus Asset Management)가 이 회사의 지분을 확보하며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뉴욕 증시에 상장된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10일(현지시간) 오전 거래에서 5% 이상 급등했다.
이번 지분 확보 소식은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를 통해 처음 전해졌다. FT는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파브스가 지분을 매입 중이며 특히 새로운 CEO 선임 과정에서 본격적인 *행동주의 주주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파브스의 보유 지분은 덴마크 증권 규제당국의 의무 공시 기준인 5% 미만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강자로, 대표 제품인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로 올해 초 높은 주가를 형성했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경쟁사 일라이 릴리(LLY)의 신약인 마운자로(Mounjaro)와 제프바운드(Zepbound)가 임상 시험에서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보 노디스크의 연간 매출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2025년 연간 매출 및 이익 전망치를 낮추는 등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현 CEO인 라스 프루어고르드 요르겐센이 곧 회사를 떠날 예정이라는 발표까지 겹쳤다. 그의 후임 선임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파브스가 이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노보 노디스크의 최대 의결권을 행사하는 기관이 비영리단체인 노보 노디스크 재단이라는 점은 외부 행동주의 투자자에게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노보 노디스크와 파브스 양측 모두 이번 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브스의 행보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며 오랜만에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