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이 이번 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항공업계의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한다. 다만 시장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요 둔화를 경고한 가운데, 투자은행들은 이번 실적에서 '잠재적 위험 신호'가 드러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델타항공(DAL)은 오는 목요일 실적 발표를 예정하고 있으며, 이어 유나이티드 항공(UAL), 사우스웨스트 항공(LUV), 아메리칸 항공(AAL) 등 다른 대형 항공사들도 순차적으로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UBS,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번 2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결과’보다는 시장 전망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반기 시장 흐름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 실적이 우려보다는 나았지만, 산업 전반을 지탱하는 거시경제 환경에는 여전히 균열이 존재한다"며 "수면 아래에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UBS도 "이번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나올 향후 전망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델타와 유나이티드의 올해 전체 수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델타항공은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2.05달러, 매출 163억 8,000만 달러(약 23조 5,00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수치로,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석기관 비저블알파(Visible Alpha)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델타항공은 ‘매수’ 의견이 열 곳 이상에서 제시돼 있으며 목표주가는 평균 58.18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16%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
델타항공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7%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아메리칸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은 각각 34%, 16% 하락세를 보였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역시 1% 미만의 소폭 상승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 내 항공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을 밑돌고 있다는 업계 전반의 우려를 반영한다.
올해는 특히 항공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많아지고 있다. 경기 둔화 신호와 유가 변동성, 공급과잉 우려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신규 관세 정책 역시 여행 수요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내선 수요 감소 급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항공사들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더라도, 시장은 하반기 수요 회복 여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기 수익성보다는 매출당 좌석마일 수익(RASM) 개선 속도와 국제선 수요 반등 여부가 향후 주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