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대형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4,200선을 넘어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심리 회복과 글로벌 기술주 호재가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가 강한 상승 탄력을 받은 결과다.
11월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4.37포인트(2.78%) 상승한 4,221.87에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 4월 10일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당시에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로 인해 6.6% 급등한 바 있다. 코스닥도 14.13포인트(1.57%) 오른 914.55를 기록하며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 상승세를 이끈 핵심 요인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의 급등이다. 특히 지난주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인 젠슨 황의 방한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과 관련된 그래픽처리장치(GPU) 대규모 공급 소식이 투자 기대감을 크게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에 총 26만 장의 GPU를 공급하겠다고 밝혀 관련 주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와 함께 조선·방위산업 대형주의 호실적 발표, 한중 정상회담 이후 관계 개선 기대 등도 지수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는 10% 넘게 오르며 주가가 처음으로 62만 원대를 돌파하고, 삼성전자 역시 11만 원선을 넘어서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조선 분야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 현대로템 등이 3분기 실적 호조를 발표한 뒤 상승했다.
다만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96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514억 원, 1,855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해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4원 오른 1,428.8원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887억 원, 32억 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기술주와 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였고, 중국발 문화 교류 기대감에 JYP엔터테인먼트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합산 거래대금은 약 35조 원에 이르며, 시장에 대한 활발한 관심을 반영했다.
이 같은 흐름은 연말을 앞두고 금리 인하 기대와 글로벌 기업 실적 발표 등 외부 변수가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는 증시의 추가 상승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세, 일부 업종 간 온도차는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