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2026년 4월 21일 상장지수펀드 4종을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올리면서, 반도체와 우주항공 같은 성장 산업부터 주식·채권을 섞은 안정형 상품까지 투자 선택지가 한층 넓어지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17일 키움투자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4종의 신규 상장을 예고했다.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 묶음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최근 국내 ETF 시장은 개별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과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채권을 함께 담는 혼합형 상품이 동시에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 상장도 이런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25%씩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단기 국고통안채 10종목에 나눠 담는 채권혼합형 패시브 상품이다. 특정 대표 종목에 대한 투자 수요는 살리되, 절반은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성 자산에 배분해 가격 변동을 줄이려는 구조다. 하나자산운용의 ‘1Q 200채권혼합50액티브’도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에 50%, 국공채 등 채권에 50%를 투자하는 액티브 상품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운용사가 비중과 종목을 더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성장 산업에 집중한 상품도 함께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는 국내 반도체 기업 10곳에 투자하면서 개별 종목 옵션이나 코스피200 옵션을 탄력적으로 매도하는 구조를 갖췄다. 커버드콜은 보유한 주식이나 주식성 자산을 바탕으로 옵션을 팔아 추가 수익을 노리는 전략으로, 상승 폭은 일부 제한될 수 있지만 시장이 크게 오르지 않을 때는 분배 재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우주항공TOP10’는 미국 민간 우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패시브 상품으로, ‘KEDI 미국우주항공TOP10’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우주항공 산업은 인공위성, 발사체, 방산·항공 기술이 함께 얽혀 있어 장기 성장 테마로 주목받는 분야다.
이번에 상장되는 ETF 4종의 가격은 모두 1좌당 1만원으로 예정돼 있다. 같은 가격으로 출발하지만 실제 투자 성격은 뚜렷이 다르다. 반도체와 우주항공처럼 특정 산업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상품은 수익 기회가 큰 대신 변동성도 높을 수 있고, 주식과 채권을 절반씩 담는 혼합형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에게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ETF 시장이 단순 지수 추종을 넘어 투자 목적별로 더 세분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