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한동안 줄어들던 증권사 기업분석 보고서 발행이 다시 뚜렷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거래가 늘고 개인투자자의 정보 수요가 커지자, 증권사들이 종목과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보고서 발행 건수는 2016년 2만945건이었다. 이후 2017년 2만1천608건으로 늘었지만, 그 뒤로는 전반적인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던 2022년에는 1만5천384건까지 줄어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 1만6천420건으로 반등한 데 이어 2024년에는 다시 2만건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만2천978건으로 10년 전 수준을 사실상 회복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증시 활황이 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76%, 코스닥 지수는 36% 오르며 강한 상승장을 보였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약 2천621조원에서 3천1조원으로 15% 증가했다. 시장 참여가 활발해지면 기업 실적, 업황 전망, 목표주가 같은 정보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진다. 과거에는 리서치 보고서가 비용 대비 수익 기여도가 낮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5월 이후 주가 상승과 함께 리테일 고객, 즉 개인투자자가 빠르게 늘면서 기업정보를 찾는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됐다고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단순한 수급 흐름이 아니라 기업 분석 자료를 참고해 투자 판단을 내리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1천363건으로 가장 많은 보고서를 냈다. 이어 하나증권 1천359건, NH투자증권 1천321건, 신한투자증권 1천272건, 삼성증권 1천235건, 키움증권 1천208건, KB증권 1천112건, 대신증권 1천73건 순이었다. 증가율만 보면 키움증권이 1년 새 43% 늘어 가장 가파른 확대 흐름을 보였다. 반면 상상인증권은 20%, SK증권은 19%, 교보증권은 14%, 부국증권은 11%, 현대차증권은 9%, 한양증권은 6% 각각 줄었고, 미래에셋증권도 4% 감소했다. 같은 시장 환경에서도 증권사별로 리서치 인력 운용 방식과 전략 우선순위가 달랐다는 뜻으로 읽힌다.
보고서 대상 기업의 무게중심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관련 보고서 비중은 2016년 약 22%에서 2024년 26%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도 24%로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성장주와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이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올해도 이런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4월 27일까지 집계된 보고서 발행 건수는 7천783건이며, 이 가운데 코스닥 관련 보고서는 1천913건으로 약 2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별 발행 건수는 NH투자증권이 492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증권 484건, 삼성증권 478건, 신한투자증권 473건, 한국투자증권 402건, 키움증권 394건, KB증권 366건이 뒤를 이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 증권사 소속 금융투자분석사는 모두 1천71명이며, NH투자증권이 86명으로 가장 많고 삼성증권 70명, 신한투자증권 67명, 한국투자증권 64명 순이다. 이 같은 흐름은 증시 거래와 개인투자자 참여가 유지될 경우 앞으로도 리서치 경쟁을 더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단순한 발행 건수 경쟁을 넘어 실제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되는 분석의 질이 함께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