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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박차: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규제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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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중복상장 규제 강화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압박으로 국내 증시 저평가 개선에 나섰다. 새로운 상장 규정과 투자자 보호 기준 강화가 핵심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박차: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규제 개편 / 연합뉴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박차: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규제 개편 / 연합뉴스

코스피가 장중 7,5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쓴 가운데,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의 고질적 저평가 요인을 줄이기 위한 제도 손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가 상승 자체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시장이 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게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했는지를 바로잡는 일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당국은 특히 중복상장 규율 강화와 저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를 순자산과 비교한 지표) 기업에 대한 압박을 통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는 중복상장 문제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기업 분할 뒤 자회사를 다시 증시에 올리는 방식을 자주 활용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모회사와 자회사의 가치가 시장에서 겹쳐 계산되면서 전체 기업가치 평가가 왜곡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실제로 국내 중복상장 비율은 2025년 11월 기준 18.4%로, 일본 4.38%, 미국 0.35%와 비교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런 구조가 국내 증시 저평가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중복상장 원칙 금지, 일부 예외 허용’ 방향으로 상장 규정을 손보고 있다. 앞으로 모회사가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경영독립성, 영업독립성, 투자자 보호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하며, 구체적인 기준은 2026년 상반기 중 공개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일반주주 보호 장치도 중요한 논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국은 예외적으로 자회사 상장을 허용할 때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 둘지,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리를 어떻게 지킬지, 또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를 어떤 방식으로 부여할지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투자자 관점 공시를 강화하고, 소수주주의 별도 의결 결과를 공개하도록 한 사례도 참고 대상이다. 과거 엘지화학과 엘지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둘러싼 논란처럼, 기업 재편이 성장 전략으로는 설명되더라도 기존 주주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도 개선의 배경이 되고 있다.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도 보완 국면에 들어섰다. 정부는 2024년부터 상장사가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워 공시하도록 유도해 왔고, 2025년 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주식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면서 고배당 기업 중심으로 참여가 크게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관련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누적 718개사다. 다만 지난달 새로 공시한 130개사 가운데 약 95%가 고배당 기업에 집중되면서,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이나 사업 재편보다는 배당 확대에만 쏠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코스닥 기업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저조해 시장 간 온도 차가 커졌다는 평가가 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같은 업종 내 하위 20% 수준의 PBR을 기록한 기업을 6개월마다 공개할 방침이다. PBR이 낮다는 것은 시장이 해당 기업의 자산가치를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장기간 1배 미만에 머무는 기업은 수익성, 주주환원,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국회에서는 2년 연속 PBR이 1배 미만인 상장사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추가 인센티브 확대 여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참여도와 이행 수준에 따라 혜택을 더 세분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편 당국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특정 지수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도 이르면 2026년 5월 말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돌리려는 목적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 주가부양보다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제도 정비가 실제 투자자 보호와 기업가치 개선으로 연결되는지가 향후 한국 증시 평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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