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는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기대, 미국 국채 금리 하락, 주요 기업 실적 호조가 맞물리면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중동 정세가 한층 완화될 수 있다는 신호에 주목했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이란 테헤란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이란과의 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이란 측은 여전히 견해차가 크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시장은 합의 가능성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중동 지역 긴장이 완화되면 원유 수급과 해상 운송 부담이 줄어들 수 있어 금융시장 전반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재료로 받아들여진다.
주가를 끌어올린 또 다른 배경은 채권시장 안정이었다. 최근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 국채 금리가 이날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2.6bp(1bp는 0.01%포인트) 내린 4.558%를 기록했고, 30년 만기 금리도 4bp 이상 하락한 5.06% 안팎에서 거래됐다. 금리가 내리면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 완화되고,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주식시장에는 대체로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4.04포인트(0.58%) 오른 50,579.70으로 마감해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는 27.75포인트(0.37%) 상승한 7,473.47, 나스닥 종합지수는 50.87포인트(0.19%) 오른 26,343.97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는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8주 연속 주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3년 12월 이후 가장 긴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의 11개 주요 업종 가운데 헬스케어, 유틸리티, 산업재, 기술주 등 9개 업종이 올랐다. 최근 상승장을 주도해온 반도체주도 대체로 강세를 나타냈다. 퀄컴은 11.60% 급등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엔비디아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1.90% 하락했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레노버가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매출 증가율을 발표한 영향으로 정보기술 업종 전반의 기대가 커졌고, 이에 따라 델 테크놀로지스는 17%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HP도 15% 뛰었다. 시장에서는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면 경기 둔화 우려를 일정 부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적 시즌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국제유가는 장중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소폭 상승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0.94% 오른 배럴당 103.54달러,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0.26% 오른 96.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한 주 기준으로는 브렌트유가 5.48%, 서부텍사스산원유가 8.37% 각각 내렸다. 오션 파크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제임스 세인트 오빈은 기업 실적이 대체로 긍정적이었고 경제 지표도 일부를 제외하면 견조했다며 시장의 기초 체력이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중동 협상 진전 여부, 미국 국채 금리 안정세, 대형 기술기업 실적이 함께 맞물리면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정학적 변수는 언제든 다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낙관론만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해석도 함께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