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이 보유 자사주 가운데 1조원에 가까운 물량을 소각하는 안건을 정기주주총회에 올리면서, 주주환원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신영증권은 4일 주주총회 소집공고 공시를 통해 오는 19일 제72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에는 회사가 보유 중인 자기주식 526만2천283주를 상법이 정한 기한 안에 소각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이는 총 발행주식의 32.01%, 전체 자사주의 62.48%에 해당하는 규모로, 최근 시가 기준 약 9천400억원 수준이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꼽힌다.
이번 결정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신영증권이 그동안 자사주 비중이 높은 회사로 시장의 관심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각 또는 활용 대상으로 분류된 자사주는 기존 우선주 물량과 관련이 있다. 신영증권은 2024년 4월 우선주 투자자 권리 보호를 위해 우선주를 1대 1 비율로 보통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해당 물량을 취득했다. 회사는 법적 의무 이행 시한이 2027년 9월인데도 이를 1년 이상 앞당겨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며,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분명히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소각 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자사주 316만471주는 모두 시장에 한꺼번에 내놓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임직원 성과보상 목적에 맞춰 보유하거나 나눠 처분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 잔여 자기주식을 매개로 주주와 임직원, 회사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남은 자사주를 단순히 회사 금고에 묵혀두는 것이 아니라, 주주환원과 성과보상에 활용해 기업가치 상승의 선순환을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신영증권은 자사주 소각과 함께 현금배당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주당 배당금을 7천50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총배당금액은 전년보다 약 200억원 늘어나 주주에게 돌아가는 현금 규모도 한층 커지게 됐다. 회사 측은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해 주주들이 배당 분리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 분리과세는 배당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과세하는 방식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세 부담을 덜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자사주 정리가 아니라 자본정책을 통해 시장 신뢰를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최근 상장사들 사이에서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결합한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는 만큼, 신영증권의 이번 결정도 투자자들의 주주친화성 평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다른 금융회사들의 자사주 활용 방식과 주주환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