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8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넘은 것을 계기로, 국내 자본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제도와 거래 인프라를 계속 혁신해 시장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코스피 9,000 돌파와 관련해 정부와 기업, 금융투자업계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힘을 모은 결과가 시장의 새 이정표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이날 9,063.84에 거래를 마치며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섰고, 장중에는 9,106.07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피는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수로, 지수 상승은 그만큼 시장 전반의 기대와 자금 유입이 커졌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다만 지수의 상징적 돌파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 자금은 더 높은 수익성과 더 나은 거래 환경을 찾아 국가와 시장을 빠르게 옮겨 다니기 때문에, 한국 시장도 국제 투자자 기준에 맞는 매력도를 계속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글로벌 주요 거점 시장으로 자리 잡으려면 단순히 주가가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들이 믿고 오래 머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가 앞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과제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정 이사장은 결제 주기 단축,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 영문 공시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결제 주기 단축은 주식을 사고판 뒤 실제 대금과 주식이 오가는 시간을 줄여 자금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는 조치이고, 영문 공시 확대는 해외 투자자가 한국 기업 정보를 더 쉽게 확인하도록 하려는 방안이다. 24시간 거래 체계는 시차 제약을 줄여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시장 신뢰를 뒷받침할 감시 기능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부실기업을 제때 시장에서 퇴출하고,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엄중한 감시와 제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자본시장의 외형 성장만으로는 선진 시장 평가를 받기 어렵고, 투명성과 공정성이 함께 확보돼야 장기 자금이 유입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 증시가 단기적인 지수 상승을 넘어 제도 개선과 투자자 신뢰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따라, 코스피 10,000 시대의 가능성도 가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