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5일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기대 이상 실적을 계기로 반도체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면서 5% 넘게 급등했고, 장중에는 9,000선을 다시 넘어서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9.28포인트(5.42%) 오른 8,930.30에 마감했다. 장은 232.40포인트(2.74%) 상승한 8,703.42로 출발한 뒤 빠르게 오름폭을 키웠고, 오전 9시 7분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오후에는 상승률이 6%를 넘기며 한때 9,044.04까지 올라 장중 9,000선을 회복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9,000선까지 69.70포인트를 남겨뒀다.
이번 급등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기업으로 여겨지는 마이크론이 깜짝 실적과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경기가 이미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상당 부분 누그러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5.29%, SK하이닉스는 13.06% 올랐고, SK하이닉스는 장중 298만8천원까지 치솟아 신고가를 새로 썼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투자심리가 회복됐고,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일정 확정 소식까지 더해져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수급에서는 기관의 매수세가 지수를 사실상 끌어올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3조3천243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2조4천155억원, 외국인은 8천78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1조6천34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특히 기관은 SK하이닉스를 2조5천22억원, 삼성전자를 1조2천284억원 순매수했다. 수량 기준으로도 삼성전자 343만 주, SK하이닉스 87만 주를 순매수해 반도체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됐음을 보여줬다. 업종별로도 전기·전자가 7.7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제조 6.08%, 유통 4.98%, 전기·가스 4.21%가 뒤를 이었다.
개별 종목 흐름은 더 엇갈렸다. SK는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의 지분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해 20.51% 급등했고, 시가총액은 62조2천73억원으로 불어나며 HD현대중공업 등을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0위에 올라섰다. 반면 현대차는 1.18%, LG에너지솔루션은 3.69%, HD현대중공업은 0.85%, 두산에너빌리티는 3.09% 내렸다. 이날 코스피에서 오른 종목은 291개, 내린 종목은 589개로 지수 급등과 달리 종목 전반의 체감은 고르지 않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7원 오른 1,542.7원을 나타냈다.
코스닥은 코스피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50포인트(2.36%) 내린 887.81에 마감하며 다시 900선 아래로 밀렸다. 장 초반에는 14.35포인트(1.58%) 오른 923.66으로 출발했지만 곧 약세로 돌아섰고, 오후 들어 하락폭이 더 커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천477억원, 외국인이 321억원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1천707억원 순매도했다. 알테오젠은 0.94%, 레인보우로보틱스는 0.19%, 원익IPS는 2.72% 올랐지만, 에코프로비엠은 5.57%, 에코프로는 5.29%, 코오롱티슈진은 0.79% 내렸다. 코스닥에서 상승 종목은 400개, 하락 종목은 1천280개로 약세가 더 뚜렷했다.
시장의 거래 열기도 강했다. 이날 한국거래소 기준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51조9천340억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7조27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거래대금도 총 31조7천227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국내 증시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지수 상승이 일부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된 만큼 다른 업종과 코스닥으로 온기가 확산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