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강세와 반도체 업황 기대를 발판으로 전날의 반등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누그러지고 국제유가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전날 코스피는 0.97% 오른 8,476.48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 25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장을 떠받친 것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였다. 최근 가격이 조정받은 종목들에 다시 자금이 들어오면서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는 뜻이다. 수급으로 보면 개인이 8천401억원, 기관이 2조9천331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3조7천99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19일부터 8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고, 올해 상반기 코스피 정규시장에서만 149조46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간밤 뉴욕 증시는 기술주와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비교적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6%,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0.79%, 나스닥종합지수는 1.52% 올랐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분기에 각각 15%, 21% 상승해 2020년 2분기 이후 6년 만의 최대 분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도 올해 들어 9% 올라 2021년 상반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반기 성적을 냈다. 시장에서는 분기와 반기 말 기관투자자들이 수익률을 관리하기 위해 유망 종목 비중을 높이는 윈도우드레싱 효과가 인공지능과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장 막판에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상승 폭 일부를 반납했다.
대외 변수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카타르 도하에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동발 충돌이 확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도 내려왔다.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72.92달러로 0.3% 하락했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69.5달러로 1.8% 내렸다. 유가 안정은 물가 부담을 낮추고 기업 비용 압박을 덜어줄 수 있어 주식시장에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런 흐름 속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는 2.23%, 신흥시장지수 상장지수펀드는 1.45% 올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92% 상승했다. 코스피200 야간 선물 역시 1.57% 올라 국내 증시의 강세 출발 기대를 높였다.
이날 장중에는 관세청의 6월 무역수지 발표가 예정돼 있어 반도체 수출 회복이 확인될지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반도체는 한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직결되는 업종이어서 수출 지표가 좋으면 관련 종목 주가에 직접적인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6월 말 유예조치가 끝난 국민연금의 자산 리밸런싱이 1일부터 재개되면 국내 주식 비중 축소가 현실화할 수 있어서다. 리밸런싱은 목표 자산 비중에 맞춰 주식과 채권 등을 다시 조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결국 이날 시장은 미국발 훈풍과 반도체 기대, 무역지표 개선 가능성이 상승 재료로 작용하는 반면, 외국인 매도 지속과 국민연금 수급 변화는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는 반도체 중심 강세와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함께 이어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