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 증시에 새로 오른 기업 10곳 가운데 9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2분기 상장 첫날 ‘따블’과 ‘따따블’이 잇따랐던 기업공개 시장 분위기가 석 달 만에 꺾인 흐름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신규 상장 10개사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28.46% 낮았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를 제외한 9개사가 공모가 아래에서 거래됐다.
하락 폭은 에이치엘지노믹스가 55.44%로 가장 컸다. 레몬헬스케어는 52.15%, 딜리셔스는 50.57%, 기도산업은 48.13% 하락했다.
레메디는 38.41%, 해치텍은 34.26%, 니어스랩은 29.25% 공모가를 밑돌았다. 매드업과 케이앤에스아이앤씨도 각각 14.63%, 11.82%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상장 첫날 성적도 약했다. 3분기 신규 상장 10곳의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은 -4.62%였다.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마감한 기업은 인제니아테라퓨틱스, 케이앤에스아이앤씨, 매드업, 레메디 등 4곳이었다. 해치텍, 기도산업, 에이치엘지노믹스, 니어스랩, 딜리셔스, 레몬헬스케어 등 6곳은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는 본지가 앞서 보도한 3분기 신규 상장주 8곳의 평균 하락률이 25%로 집계됐던 흐름이 이후 상장 종목을 포함하며 더 깊어진 결과다. 당시 집계 이후 니어스랩과 해치텍이 새로 상장했고, 두 종목 모두 상장 첫날 약세를 보였다.
2분기와의 차이는 컸다. 2분기 신규 상장 8곳의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은 132.47%였다.
마키나락스, 코스모로보틱스, 폴레드는 상장 첫날 공모가의 4배 수준인 ‘따따블’을 기록했다. 인벤테라는 공모가의 2배 수준인 ‘따블’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돈 기업이 스트라드비젼과 피스피스스튜디오 2곳뿐이었다. 3분기 들어서는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절반을 넘었다.
기업공개는 비상장 기업이 공개시장에 주식을 처음 내놓고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다. 증시가 강할 때는 공모가 산정과 청약 수요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지만, 변동성이 커지면 상장 이후 주가 부담이 먼저 반영되기 쉽다.
3분기 들어 국내 증시가 조정받은 점도 공모주 시장의 부담으로 꼽혔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9.91%, 코스닥지수는 8.49% 하락했다.
한 IR업계 관계자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7월부터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며 “상장 직후 매도에 나서는 기관이 많아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 수요가 상장 직후 유통 물량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청약 경쟁률만으로 상장 후 흐름을 가늠하기도 어려워졌다. 니어스랩과 해치텍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지만, 두 회사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 아래로 내려갔다.
상장 예정 기업의 공모가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스카이랩스의 최종 공모가는 희망 범위 1만3000~1만6000원보다 낮은 1만원으로 정해졌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최소한 국내 증시가 안정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여야 한다”며 “여기에 대어급 종목까지 들어온다면 공모주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랩스는 다음달 4일 상장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