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ORCL) 공동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이 자산 2430억 달러(약 349조 원)를 기록하며 세계 두 번째 부자로 올라섰다. 오라클 주가가 실적 호조에 힘입어 급등한 영향이다. 글로벌 IT 업계 거물 중 하나인 엘리슨은 이번 주 주가 상승을 통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AMZN)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META) 최고경영자(CEO)를 제쳤다.
포브스가 집계한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엘리슨은 오라클 주가 급등으로 하루 만에 260억 달러(약 37조 4,0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로 인해 그의 순자산은 저커버그의 약 2390억 달러(약 343조 원), 베이조스의 2270억 달러(약 327조 원)를 앞질렀다. 다만 이 세 명 모두 여전히 테슬라(TSLA) CEO 일론 머스크의 자산에는 한참 못 미친다. 머스크의 순자산은 현재 4000억 달러(약 576조 원)를 웃돌고 있다.
이들의 순자산 대부분은 자신이 창업하거나 이끄는 기업 주가에 따라 달라진다. 엘리슨은 오라클 지분의 약 41%를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14년 CEO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번 주 오라클 주가는 회사의 2025회계연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장중 한때 202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에만 13% 상승하며 S&P500 지수 구성 종목 중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라클 측이 밝힌 향후 성장 전망이 ‘충격적’이란 표현을 받을 정도로 긍정적이었던 만큼, 월가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엘리슨의 이번 재산 급등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오라클이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시장으로 성공적 전환을 거듭하면서, 엘리슨의 장기적인 비전과 기술적 리더십이 다시 한 번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기업 고객 중심의 클라우드 모델과 최근 공공 부문과의 대형 계약 확대는 엘리슨의 자산 뿐 아니라 오라클의 기업가치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의 기술 시장에서 오라클이 여전히 무게감 있는 플레이어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테크 산업 내 경쟁의 구도가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