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오라클(ORCL)의 기대 이상의 실적 발표가 S&P500 지수 상승을 견인한 반면 보잉(BA)은 자사 여객기의 추락 사고 소식으로 크게 밀렸다. 전반적인 시장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방향성을 탐색했다.
기술 분야에서는 오라클이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기업은 최근 분기의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으며, 클라우드 인프라 제품에 대한 강한 수요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오라클 측은 “클라우드 관련 고객 수요가 생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테크 업계에선 큐어백(CVAC)이 또 하나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기업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알려진 독일계 바이오엔텍(BNTX)에 약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 규모의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됐다. 양측은 향후 암 치료를 위한 메신저 RNA 플랫폼 확장을 중심으로 한 협업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보잉은 부정적인 뉴스로 시달렸다. 인도에서 발생한 자사 787 항공기의 추락 사고로 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주가는 급락했다. 아직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향후 항공 안전과 관련된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경고가 시장에 번졌다.
소매 분야에선 의류 브랜드 토미 바하마의 모회사인 옥스포드 인더스트리(OXM)가 소비자 심리 악화와 관세 인상 부담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어 게임스톱(GME)은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5,000억 원)어치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내놨고, 투자자들의 희석 우려로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편, 원유 선물은 보합권에서 마감됐으며,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고, 미국 달러는 유로화·파운드화·엔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시장은 대부분의 주요 종목들이 소폭 하락했다.
이 같은 흐름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를 반영하는 투자자들의 복합적인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술주로부터 경기민감주, 방어주 전반에 이르기까지 변동성이 확산되는 가운데, 개별 기업 실적 발표가 시장의 주요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