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 전문 유통업체 게임스톱(GME)이 실적 부진과 함께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5,2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장전 거래에서 17% 급락했다. 최근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실적을 공개한 데 이어,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까지 내놓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은 최대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 규모의 추가 청약 옵션까지 포함돼 있어 최종 조달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게임스톱은 해당 자금을 비트코인(BTC) 투자와 기업 일반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회사가 비트코인을 투자 자산으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이행되는 본격적인 조치로, 지난달에는 약 5억 달러(약 7,2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4,710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적 감소와 동시에 이뤄진 이번 발표는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졌다. 전환사채는 일반적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우려를 불러올 수 있고, 특히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주가에 추가 하방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날 발표된 실적 부진만으로도 주가가 5%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욱 키운 모양새다.
게임스톱의 전환사채 발행 결정은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구조적인 체질 개선과 신사업 확장을 노리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요인이 더 부각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게임스톱 주가는 이미 9% 가까이 하락한 상태로, 반등을 위한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현재의 유동성 확보 전략은 시장 신뢰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게임스톱은 밈 주식으로 불리며 과거 몇 차례 급등락의 중심에 있었지만, 최근에는 실적 둔화와 함께 과거의 투자 열기가 대부분 식은 상태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이 다시 한 번 변동성의 불씨를 지필 수 있을지, 혹은 장기적인 불안요소로 작용할지는 향후 시장 반응이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