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암호화폐 과세 체계를 손질하기 위한 초당적 법안을 다시 꺼내 들었다. 소액 거래 면세 가능성까지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크립토 세금’ 규정 전반에 변화 신호가 감지된다.
미 하원의 스티븐 호스포드, 맥스 밀러, 수잔 델베니, 마이크 캐리 의원은 5월 20일(현지시간) ‘디지털자산 균형법(Parity Act)’ 개정안을 재발의했다. 이 법안은 디지털 자산의 사용 확대에 맞춰 세법을 정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최근 일주일 전 관련 논의를 위한 입법자 회동 이후 구체화된 내용이 반영됐다.
스테이블코인·거래 규정 명확화
개정안은 ‘규제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과세 기준을 새롭게 설정했다. 스테이블코인 상환가 대비 취득가가 99% 미만일 경우에만 손익을 인식하도록 하여, 일상 결제에서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가 담겼다.
또 브로커를 통한 거래나 납세자 계정 내 거래에 대해 ‘세이프 하버’를 도입하고, 주식시장에 적용되는 ‘워시세일(wash sale)’ 규정을 암호화폐에도 어떻게 적용할지를 정의했다. 검증자(validator)로 활동하며 얻는 보상에 대한 과세 기준도 포함됐다.
200달러 이하 소액 거래 면세 검토
이번 법안의 핵심 중 하나는 국세청(IRS)에 ‘소액 디지털 자산 거래’에 대한 세금 부담 분석을 지시한 점이다. 특히 200달러(약 29만9700원) 이하 거래가 현행 규정에서 얼마나 과세 대상에 포함되는지, 그리고 ‘디 미니미스(de minimis)’ 면세 기준 도입 시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를 검토하도록 했다.
디 미니미스란 법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소규모 거래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개념이다. 다만 해당 면세 규정이 도입될 경우 악용 가능성이 있는지도 함께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커피 한 잔도 과세?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
그간 암호화폐 업계는 소액 결제까지 과세 신고를 요구하는 현행 체계가 실사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지적해왔다. 예를 들어 커피 한 잔을 비트코인(BTC)으로 구매하더라도 세금 계산과 신고 의무가 발생하는 구조는 사용자 경험을 크게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호스포드 의원은 최근 콘센서스 마이애미 행사에서 “세금 정책이야말로 디지털 자산 활용 방식을 결정짓는 핵심”이라며 “현행 세법은 디지털 자산의 현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 자산 매도, 스테이킹 보상, 대출, 기부 등 다양한 활동에 대한 과세 기준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며 “이 모든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크립토 세제 개편의 ‘첫 단계’
이번 법안은 암호화폐 과세 전반을 한 번에 정비하기보다는, 향후 더 큰 개편을 위한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소액 결제에 대한 규제 완화 가능성은 실사용 확대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법안이 실제 통과될 경우, 미국 내 암호화폐 사용 환경은 ‘투자 자산’ 중심에서 ‘결제 수단’으로 한 단계 더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과세 완화와 규제 악용 방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