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당파 의원들이 중국·러시아 민간 정보·보안기관을 돕는 미국 시민과 기업을 제한하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촉구했다. 이번 사안은 가상자산 가격보다 AI 칩, 감시기술, 수출통제와 맞물린 대중 규제 문제에 가깝다.
로이터는 론 와이든(Ron Wyden) 민주당 상원의원과 존 코닌(John Cornyn) 공화당 상원의원 등 초당파 의원들이 25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장관에게 이런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서한에는 피터 웰치(Peter Welch), 마이클 매콜(Michael McCaul), 팻 해리건(Pat Harrigan), 사라 제이콥스(Sara Jacobs)도 이름을 올렸다.
의원들이 문제 삼은 대목은 현행 제재의 범위다. 미국 의회는 2018년 외국 군사 정보기관에 대한 미국인의 지원을 금지했지만, 민간이 주도하는 유사 정보·보안 조직에는 같은 수준의 장치를 두지 않았다.
와이든 의원과 코닌 의원은 2022년 의회 조치를 이행하는 규정도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아 미국 안보와 외교정책 이익을 해치는 ‘명백한 허점’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존 군사정보 규제만으로는 중국·러시아의 비군사 보안 네트워크를 충분히 막기 어렵다는 문제 제기다.
두 의원은 “많은 나라의 외국 정보기관은 여전히 미국 내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첨단 미국 감시·사이버·인공지능 기술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기술이 미국인을 겨냥하거나 미국 안보·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정보 작전에 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수출통제에도 일부 장치는 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수출관리규정 15 CFR 744.22에서 중국·러시아 등 특정 국가의 ‘군사정보 최종사용’과 ‘군사정보 최종사용자’로 향하는 수출·재수출·국내이전을 제한한다.
15 CFR 744.6도 미국인의 지원 행위를 별도로 제한한다. 다만 이번 서한은 군사정보 범주 밖에 있는 민간 보안·정보기관까지 규제망을 넓혀야 한다는 요구에 가깝다.
수출관리규정은 미국산 물품과 기술, 소프트웨어가 국가안보나 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곳으로 흘러가는 것을 통제하는 장치다. 특정 기업이나 기관이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기업은 수출이나 기술 이전 과정에서 허가 의무와 심사 기준을 적용받는다.
중국 관련 배경도 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2025년 8월 보고서에서 중국 공안부, 국가안전부, 중앙정법위원회가 해외 법집행·경찰·정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은 의원들이 말한 민간 보안기관 문제가 추상적 우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군대가 아닌 경찰·치안·정보 협력망도 첨단 감시기술과 결합하면 미국의 수출통제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AP는 별도 조사에서 미국 정부가 수십 년 동안 중국 경찰·정부기관·감시 업체에 대한 미국 기술 판매를 허용하거나 도왔다고 보도했다. 기술기업과 무역단체는 중국 관련 수출통제 강화에 반대 로비를 벌여 왔고, 엔비디아($NVDA)는 추가 금지가 해외 경쟁사에 이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산업계에는 비용과 경쟁력 우려가 남아 있다. 반도체와 AI 장비, 사이버 보안 도구는 미국 기업의 주요 수출 품목이면서 동시에 전략물자로 분류될 수 있어, 규제가 넓어질수록 기업의 허가 부담도 커진다.
이번 서한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방문이 거론되는 시점에 나왔다. 미중 회동과 AI·비트코인 채굴장비 공급망 문제가 함께 거론된 흐름과 맞물려, 미국 내 대중 기술통제 논쟁은 반도체와 감시기술을 중심으로 다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번 이슈는 가상자산 시세와의 직접 연관성보다 미국의 대중 기술 규제와 반도체 공급망 재편 논의와 맞닿아 있다. 상무부와 중국·러시아 대사관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