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 캡 적용 청원에 10만3265달러(약 1억4282만원)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규정안을 냈다. 미국 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해외 전문 인력과 유학생에게 비용 장벽이 커질 수 있는 조치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24일 H-1B 캡 적용 청원 전체에 새 수수료를 부과하는 규정안을 냈다고 밝혔다. 25일 연방관보에 게시된 규정안에는 미국 대학 석사 이상 학위자에게 적용되는 고급학위 예외도 대상에 포함됐다.
수수료는 청원 접수 때 내야 하며 기존 수수료와 별도로 부과된다. 비영리 연구기관, 정부 연구기관, 고등교육기관 등이 내는 캡 면제 청원은 대상에서 빠졌다.
DHS는 이번 수수료가 합법 이민 제도 운영 비용 일부를 회수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DHS 추산으로는 연간 8만5000건의 H-1B 캡 적용 청원을 기준으로 약 88억 달러(약 12조1704억원)의 수입이 생긴다.
H-1B는 미국 기업이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할 때 활용하는 대표적 비이민 취업비자다. 통상 기술, 연구, 교육 분야에서 고숙련 인력을 들여오는 통로로 쓰여 왔다.
한국 독자에게는 미국 취업을 준비하는 개발자, 연구인력, 유학생의 진로 비용과 맞닿아 있다. 규정이 확정될 경우 기업의 채용 비용 부담이 커지고, 고용주가 청원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이번 규정안은 앞선 10만 달러(약 1억3830만원) H-1B 부담금이 법원에서 제동을 받은 뒤 나왔다. 본지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H-1B 수수료를 10만3265달러로 책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제1연방항소법원은 7월 24일, 2025년 9월 19일 포고에 따른 10만 달러 H-1B 부담금 집행정지 요청을 기각했다. 하급심은 6월 8일 해당 정책을 위법하다고 보고 무효화했다.
반대 의견도 나왔다. 데이비드 바이어(David Bier) 케이토연구소 애널리스트는 “또 다른 여섯 자리 H-1B 수수료”라고 말하며 앞선 10만 달러 수수료가 이미 법원에 막혔다고 지적했다.
바이어 애널리스트는 승인 보장이 없는 청원에 기업이 이 금액을 부담하기 어렵다고 봤다. 수수료가 확정될 경우 대기업보다 중소 기술 기업과 연구기관의 부담 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병원협회(AHA)는 이번 규정이 전년의 10만 달러 포고와 별개이며 캡 면제 청원은 대상이 아니라고 정리했다. 의료·연구 분야에서는 적용 범위와 예외 조항 해석이 실제 인력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같은 날 미국 국무부는 별도 비자 취소 계획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부는 2016~2026년 발급된 B1·B2 비자 가운데 미국 입국 뒤 망명을 신청했거나 신청 중인 외국인 최대 20만명을 검토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AP가 보도했다.
토미 피곳(Tommy Pigott)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AP에 “단기 방문자라고 주장하며 미국에 온 뒤 영구 체류를 위해 망명을 신청한 외국인의 비이민 비자를 식별하고 취소하기 위해 DHS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P는 비자 취소가 즉각 추방을 뜻하지는 않지만, 당사자들이 사업·관광 목적 체류 신분을 잃게 된다고 전했다.
두 조치는 H-1B 수수료와 B1·B2 비자 취소 검토라는 별도 사안이지만, 외국인 체류 자격과 비자 운용 기준을 둘러싼 논란을 함께 키우고 있다. H-1B는 고용주가 청원하는 취업비자이고, B1·B2는 사업·관광 목적 단기 방문 비자라는 점에서 제도 성격은 다르다.
H-1B 수수료 규정안은 아직 확정 규정이 아니다. 연방관보의 의견 제출 기한은 2026년 9월 24일이며, 이후 최종 규정과 소송 절차에 따라 실제 부과 범위와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