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중앙은행이 3% 물가목표와 자본흐름 관리 체계 안에서 스테이블코인과 국경 간 암호자산 거래를 함께 규율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암호자산만 기존 금융권보다 느슨하게 둘 수 없다는 취지다.
레셋야 크가냐고(Lesetja Kganyago) 남아프리카공화국중앙은행 총재는 2026년 7월 31일 프리토리아에서 열린 제106회 연례총회 연설에서 물가목표, 결제 인프라, 스테이블코인, 암호자산 규제를 한 흐름으로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같은 연설 원고를 8월 17일 공개했다.
크가냐고 총재는 남아공의 공식 물가목표가 2025년 기존 3~6% 범위에서 3% 목표와 ±1%포인트 허용범위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 충격으로 헤드라인 물가가 2026년 5월 4.5%, 6월 5.0%까지 올랐고, 중앙은행은 물가가 목표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중앙은행은 5월 기준금리를 7%로 올린 뒤 7월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그는 금리 경로를 약속하지 않겠다면서도 낮은 물가가 낮은 금리를 만든다고 말했다. 장기 국채금리가 유가 충격 이후에도 전쟁 전 수준에 가깝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대목은 시장 가격에 대한 총재의 평가로, 별도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크립토 시장이 볼 대목은 스테이블코인과 국경 간 암호자산 거래다. 크가냐고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이 국경 간 결제를 더 빠르고 싸게 만들 수 있다면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익명 거래를 쉽게 만들어 건전성 규제를 우회하거나 범죄 수익을 빼돌리는 데 쓰인다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중앙은행의 시각은 기술 채택보다 규제 균형에 가깝다. 크가냐고 총재는 남아공이 자본흐름 관리 체계를 갖고 있는 만큼 다른 업권에는 엄격한 보고·허가를 적용하면서 암호자산에만 느슨한 틀을 둘 수 없다고 말했다.
결제 인프라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중앙은행의 결제 생태계 현대화 프로그램은 토큰화나 분산원장기술(DLT)을 쓰지 않는다. 크가냐고 총재는 이 프로그램이 더 싸고 빠른 디지털 결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PayInc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으며, PayInc는 2025년 8월 기존 BankservAfrica에서 이름을 바꿨다.
남아공의 금융 규제 환경도 바뀌었다. 남아공 정부는 2025년 10월 24일 남아공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그레이리스트에서 제외됐다고 발표했다. 크가냐고 총재는 당국과 중앙은행이 그레이리스트 탈퇴를 위해 투자해 왔으며 다음 상호평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 통계청에 따르면 2026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5.0%에서 4.3%로 낮아졌다. 음식물가 상승률은 16년 만에 가장 낮았고, 연료 가격과 지방정부 요금 상승 둔화도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파이낸셜메일은 현지 경제학자들이 9월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중앙은행 회의를 앞두고 금리 동결과 25bp 인상 가능성을 두고 엇갈렸다고 보도했다. 물가가 둔화했지만 3% 목표와는 거리가 남아 있다는 점이 판단을 가르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중앙은행이 제시한 방향은 물가는 3% 목표로 되돌리고, 결제는 기존 인프라 현대화로 개선하며, 암호자산은 자본흐름 규제와 같은 선상에서 다루겠다는 것이다. 크가냐고 총재는 외환보유액이 10년 전 470억 달러(약 64조7660억원), 1년 전 680억 달러(약 93조7040억원), 최신 740억 달러(약 101조9720억원)로 늘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