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현지시간) 실리콘 카바이드(SiC) 반도체 제조사인 울프스피드(WOLF)의 주가가 전일 대비 25% 급락했다. 이날 여파는 전분기 실적 부진과 재무 불안에 따른 투자자 우려가 동시에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울프스피드는 2025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억 8,540만 달러(약 267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수치며, 주당순손실도 0.72달러로 전년 대비 0.10달러 확대됐다. 특히 핵심 사업부인 소재 제품(Materials Products) 부문의 매출이 21% 급감하면서 수익성 전반에 타격을 줬다. 다만 전력 제품(Power Products) 부문은 5%의 매출 성장으로 일부 선방했다.
경영진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일부 이사진을 교체하는 대응에도 나섰다. 회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폴 월시(Paul Walsh)와 마크 젠슨(Mark Jensen)을 새 이사로 선임했다고 전했다. 울프스피드 이사회 의장 톰 워너(Tom Werner)는 두 사람이 금융기관과의 협상 경험이 풍부하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자본 구조 재편 논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프스피드는 현재 자금 조달과 성장 기반 구축 과정에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3월에도 워너는 울프스피드가 CHIPS법에서 최대 7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억 원)의 보조금과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의 세금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이미 시장의 신뢰를 흔든 상태다.
이번 실적 발표 이후 울프스피드 주가는 연초 대비 이미 절반 가까이 가치가 증발했다. 반도체 경기 반등이 더뎌지는 가운데 확고한 수익 모델 확보와 자본 구조 안정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울프스피드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업계 진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