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 기술 기업 루머스(Lumus)가 로스앤젤레스 롱비치에서 열린 ‘AWE 2025’에서 자사의 최신 AR 광학 엔진 Z-30과 Z-50을 선보였다. 이번 발표는 AI 확산과 맞물려 AR 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에 공개된 Z-30 엔진은 루머스의 독자 기술인 Z-렌즈 웨이브가이드(waveguid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며, 일상적인 용도의 스마트 안경에 최적화된 30도 시야각을 제공한다. 이전 모델 대비 프로젝터 크기는 줄이고, 화면 밝기 및 전력 효율은 크게 개선됐다. 특히 루머스는 해당 엔진의 효율이 최대 7,000니트 퍼와트(nits/Watt)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실외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Z-30은 길 찾기, 메시지 알림, 실시간 번역 등 사용자의 일상생활 속 실용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루머스 측은 이 제품을 착용자가 하루 종일 차고 다닐 수 있도록 배터리 수명과 착용감을 모두 고려한 ‘소비자 친화형’ 장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 안경과 거의 동일한 외형을 지닌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점은 제조업체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루머스의 CEO 아리 그로브먼(Ari Grobman)은 “Z-30은 대중 시장에 진입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며 “햇빛 아래서도 사용할 수 있는 성능, 하루 종일 지속되는 효율, 전통적인 안경 틀 안에 들어갈 정도의 소형화 등을 모두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AR 기술이 생활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가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워야 하며, Z-30이 이에 대한 해답이라고 덧붙였다.
Z-30과 함께 소개된 Z-50 엔진은 50도 시야각을 제공하며 몰입감 있는 AR 경험에 초점이 맞춰진 고성능 모델이다. 색상 정확도, 밝기, 선명도 모두 탁월하면서도 무게와 부피는 Z-30과 유사해, 스트리밍, 협업, 인터랙티브 피트니스와 같은 프리미엄 용도에 적합하다.
루머스는 두 제품 모두 표준 선글라스 수준의 크기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기능성과 디자인 사이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고 주장했다. AR 업계의 오랜 과제였던 기술 집약성과 일상적인 착용성 간의 균형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이번 발표는 구글(GOOGL)이 지난 5월 AI 기반 스마트 안경 안드로이드 XR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으로 AR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직후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AI와 AR 기술이 빠르게 융합되며, AR 하드웨어의 경쟁력 확보가 기업들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루머스의 행보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하드웨어 측면의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