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오(Creatio)가 최신 CRM 플랫폼 업데이트 ‘8.3 트윈(Twin)’ 버전을 공개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아닌, *AI가 플랫폼 중심에서 작동하는 방식의 전면적인 전환*이다. 기존 SaaS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과의 차별점을 강조하며 크리에이티오는 AI를 별도 기능이 아닌, 기본 구성요소로 통합함으로써 경쟁사인 세일즈포스(CRM)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번 8.3 트윈 릴리스는 크리에이티오의 웹과 모바일 앱 전반에 걸쳐 자연어 기반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및 팀즈와의 연동을 통해 채널과 디바이스를 넘나드는 대화형 경험을 보장하며, 사용자는 컨텍스트를 유지한 채 다양한 환경에서 AI 에이전트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오는 AI 기능을 사용하는 데 있어 추가 비용이나 라이선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Agentforce)’와 같은 유료 모델과 대조적인 접근이다.
업데이트의 중심에는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사전 구축형 AI 에이전트들이 있다. 영업 담당자들의 데이터 입력, 미팅 준비, 견적 생성 업무를 담당하는 ‘세일즈 에이전트’, 마케팅 캠페인 콘텐츠와 이메일 메시지를 작성하는 ‘마케팅 에이전트’, 고객 케이스를 빠르게 처리하고 내부 지식 베이스를 활용하는 ‘서비스 에이전트’ 등이 포함된다. 비기술 사용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자연어 기반 분석 도구 ‘대시보드 에이전트’ 역시 함께 공개됐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코드 작성 없이도 사용자가 새로운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는 ‘노코드(No-code) 에이전트 빌더’ 기능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자체 데이터 및 문서를 기반으로 맞춤형 자동화를 구축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오는 이 기능의 기반 모델로 오픈AI(OpenAI), 안트로픽(Anthropic), 제미니(Gemini)를 활용하며, 올해 말 사용자가 직접 고른 모델을 가져올 수 있는(BYOM)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보안성과 거버넌스도 주요 고려사항으로 반영되었다. 기업이 업로드한 데이터는 각 고객사 전용 인스턴스에 저장되며, 대형 언어모델(LLM)과는 공유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금융, 의료 등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도 안심하고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줌(Zoom)과 지메일(Gmail) 연계, 추가 기능 개선, 신규 AI 에이전트 세트가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크리에이티오 측은 이번 릴리스를 통해 인간과 AI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을 정착시키려는 전략을 명확히 했다. 반복되는 데이터 입력이나 단순 콘텐츠 생성은 AI가 맡고, 사람은 전략과 창의성에 집중하는 원활한 분업 구조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복잡한 요율 체계 없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AI를 기본 기능으로 제공하는 이번 접근은 CRM 시장 내 AI 전환 경쟁에서 크리에이티오의 차별적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