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중심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디지털오션(DOCN)의 주가가 5일(현지시간) 정규장 마감 기준 29% 가까이 급등했다. 2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분야의 가파른 성장세가 투자자 기대감을 자극한 결과다.
디지털오션은 6월 30일 종료된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주당순이익(EPS) 59센트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47센트)를 크게 상회했고,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억1,900만 달러(약 3,158억 원)로 집계됐다.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2억1,670만 달러를 상회한 수치다. 여기에 분기 기준 반복 가능 매출(ARR)은 14% 오른 8억7,500만 달러(약 1조 2,600억 원), 영업현금흐름도 9,200만 달러(약 1,325억 원)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번 실적에서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AI 부문 성장이다. 회사는 대표 AI 신제품인 ‘그레디언트 AI 플랫폼(Gradient AI Platform)’을 통해 개발자들이 앤트로픽, 메타, 오픈AI, 미스트랄 AI 등의 모델을 기반으로 자체 데이터를 결합시켜 ‘맞춤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AI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업계 내 존재감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고객의 매출 비중도 함께 늘었다. 월 지출이 500달러 이상인 고액 이용 고객군(Scalers+)에서의 매출은 1년 전보다 35% 증가해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했으며, 해당 군의 순 매출 유지율은 109%로 집계돼 전체 고객군 평균(99%)을 웃돌았다.
GPU 인프라 확장을 위해 AMD와 손잡고 ‘GPU 드롭릿(GPU Droplets)’ 및 ‘AMD 개발자 클라우드’ 기능을 강화한 점도 AI 중심 성장을 촉진한 요인이다. 디지털오션 측은 "AI와 코어 클라우드 양쪽 모두에서 견조한 성과를 냈다"며 "2022년 4분기 이래 가장 높은 연간 반복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고, AI/ML 매출도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고 평가했다.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디지털오션은 3분기 EPS 가이던스를 45~50센트, 매출은 2억2,600만~2억2,700만 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47센트, 2억2,319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EPS 2.05~2.10달러, 매출 8억8,800만~8억9,200만 달러를 제시하며 역시 컨센서스(1.99달러, 8억8,081만 달러)를 웃돌았다.
디지털오션은 비용 효율성과 간결한 운영환경으로 스타트업과 중소 개발자들에게 경쟁사 대비 매력적인 클라우드 대안으로 부상해왔다. 여기에 최근의 AI 투자가 힘을 받으면서 중장기적으로 기업 고객 확보와 수익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테크주 대다수가 AI 성장에 기대를 거는 상황에서, 디지털오션은 개발자 중심 AI 인프라 시장에서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