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5년 2분기 중동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지켰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제조업체들에 밀려 3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별로 다른 양상이 드러나면서 삼성의 글로벌 전략에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가 8월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동남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샤오미가 점유율 19%로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18%의 점유율을 기록한 트랜션과 17%의 삼성전자가 이었고, 오포(14%)와 비보(11%)가 각각 4위와 5위에 자리했다. 샤오미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동남아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으며, 보급형 중심의 레드미 제품군 판매 호조와 판매 채널 확장이 성과를 이끈 배경으로 분석된다.
트랜션은 중국계 기업으로, 아프리카 및 남아시아 지역에서 저가 스마트폰을 집중적으로 공급해온 업체다. 10만~20만 원대의 실속 제품을 앞세워 신흥국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나듯, 동남아 시장은 삼성을 제외하면 사실상 중국 제조사들이 대부분 점유하고 있는 구조다. 프리미엄보다 가성비가 우선시되는 시장 특성을 감안할 때,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 브랜드들의 선전은 예견된 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중동 시장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 삼성전자는 34%의 점유율로 해당 지역 1위를 유지했으며, 이는 2위인 샤오미(17%)와 두 배의 격차다. 트랜션은 중동에서도 15%로 3위를 기록했고, 아너와 애플이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가 전년도 동일 분기보다 샤오미와의 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렸다는 점이다. 카날리스는 삼성의 중저가 전략 모델인 갤럭시 A 시리즈가 적극적으로 투입되며 현지 수요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결과로 풀이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 S25 시리즈와 S24 FE 모델의 시장 반응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고급 사양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동 지역의 특성과 가성비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프리미엄 시장과 보급형 시장을 이원화한 삼성의 전략이 일부 지역에서는 주효한 반면, 동남아시아처럼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나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양극화 흐름은 향후 삼성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전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신흥국 중심의 보급형 시장 공략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점유율을 지키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점에서 제품 기획과 유통망 다변화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