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음성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처리하는 인공지능 인프라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리콜AI(Recall.ai)가 시리즈B 투자라운드를 통해 3800만 달러(약 547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억5000만 달러(약 36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로 기업 총 누적 자금은 5100만 달러(약 734억 원)에 달하게 됐다.
리콜AI의 핵심 기술은 줌, 구글 미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웹엑스, 고투미팅, 슬랙 허들 등 다양한 화상 회의 플랫폼을 통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다. 복잡한 통합 과정을 추상화해 개발자가 빠르게 대화형 기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개발 기간을 기존 수개월에서 수일로 줄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25세 CEO인 데이비드 구(David Gu)는 “사람 간의 대화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보다도 다섯 배나 많은 정보량을 지니고 있다”며 “매년 전 세계에서 약 4000억 시간의 업무 대화가 이뤄지지만 거의 기록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오디오·비디오 프로세싱을 필요로 하는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며 고성능·고효율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 점이 리콜AI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밝혔다.
리콜AI는 회의 대화를 넘어 전화 통화 및 대면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음성 데이터 유형을 처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 중이다. 최근에는 데스크톱 녹음용 SDK를 출시해 로컬 환경에서 음원을 포착할 수 있도록 하고, 음성통화나 셀룰러 플랫폼과의 통합도 준비 중이다.
회사는 아직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연간 매출은 1000만 달러(약 144억 원)를 돌파한 상태이며, 지난 한 해 동안 매출이 세 배가량 증가했다. “우리는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채용을 줄이지 않으면 조만간 현금흐름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고 구는 설명했다.
현재 리콜AI는 허브스팟(HUBS), 데이터독(DDOG), 인스타카트 등 1500개 이상의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매월 수백만 건의 회의를 처리하고 있다. 고객 대부분은 음성 및 영상 데이터를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통합하려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오픈AI(OpenAI)처럼 리콜AI 역시 이들 기업의 ‘기반 인프라 계층’으로 기능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투자는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를 중심으로 세일즈포스 벤처스, 허브스팟 벤처스, RTP 글로벌, 리지 벤처스, Y콤비네이터 등이 참여했다. 구 CEO는 과거 실시간 음성 문자 변환 서비스를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인프라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 덕분에 고객은 복잡한 구축 없이 대화 기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